고소인 "억울하지만 소 취하…비용 부담에 민사소송도 어려워"
5·18 추모탑 디자인 표절 의혹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비슷한 디자인으로 표절 논란이 일었던 '5·18민중항쟁 추모탑'에 대한 수사가 '혐의없음' 등으로 마무리됐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추모탑 표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난달 말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 검찰에 송치했다.
추모탑 표절 의혹 수사는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이동일 명예교수의 고소로 시작됐다.
이 교수는 "5·18 국립묘지에 설치된 5·18민중항쟁 추모탑은 내 작품을 모방한 것"이라며 광주의 A 조각가와 부산의 B 건축설계사무소 소장을 고소했다.
1995년 3월 B 건축사무소 소장으로부터 5·18 추모탑 조성 공모사업을 공동으로 출품해보자고 제안을 받은 이 교수는 기념탑 도면과 투시도를 만들어 B 건축사무소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모전에서 낙선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지금까지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TV에서 내가 만든 작품과 똑같은 5·18 추모탑을 보게 됐다"며 "B 건축사무소장이 내 작품을 출품하지 않고 A 조각가나 제3자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당시 고소 이유를 밝혔다.
A 조각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광주 경찰은 "이 교수의 고소 취하가 있었고, A 조각가가 표절 의혹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부산 경찰이 진행 중이던 B 건축사무소를 대상으로 한 수사는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났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말을 듣고 억울하지만, 관련 고소를 취하했다"며 "공소시효가 남은 민사소송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으나 소송비용 마련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추가 소송은 꿈도 못 꾼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판단을 받을 길은 없지만, 관련자들의 도덕성은 광주시민들이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5·18민중항쟁 추모탑은 1995년 '5·18묘역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5·18묘지 상징물로 사업비 15억원이 투입됐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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