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 '위기관리 각서' 문건 협의
-미국 측 '한반도 유사시' 문구 수정 요구
-'한반도 및 미국 유사시'로 대상 구체화
-한국군 해외파병 논란에 군 "가능성 없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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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위기관리 대응 문건인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맞춰 개정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속뜻이 뭔지 억측이 일고 있다. 미국은 해당 각서에서 ‘한반도 유사시’란 문구를 ‘한반도 및 미국의 유사시’로 변경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군의 해외분쟁지역 자동파병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군 당국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전작권 전환 이후, 미국의 위기 시 중동 등 해외분쟁 지역에 한국군을 자동파병한다는 예상과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게 되는 미래한미연합사령부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임무와 역할이란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이 개정을 협의 중인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하위 문서다. 해당 각서 역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란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유사시’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중동 등 해외분쟁지역에 한국군이 파병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데, 한국군을 해외분쟁지역에 파병할 근거가 현재에는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왜 ‘미국의 유사시’라는 표현을 해당 문건에 넣자고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군 내부에서는 ‘북한의 위협 대응’이라는 임무와 역할 측면에서 굳이 각서에 ‘미국의 유사시’란 표현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있을 경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은 한국군을, 한국군은 미군을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각서에 굳이 이 표현을 추가로 명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 전작권 전환 대비 차원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바를 보다 구체화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는 경우에도 주한미군의 안보는 문제없음을 보다 명확하게 명시해 전환기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각서에 ‘미국의 유사시’라는 표현이 안들어가도 북한의 위협이 있으면 한국군과 미군은 자동으로 지원하도록 돼 있다”며 “다만 미군이 각서내용을 보다 구체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는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의 이런 요구가 최근 미국의 변화하는 외교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터키-쿠르드족 분쟁과 관련해 “이제 다른 나라들(동맹국)이 나서서 공정한 몫을 분담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지금껏 동맹국에 제공해왔던 ‘비대칭적 동맹’을 동맹국이 상당 부분 참여하는 ‘호혜적 동맹’으로 바꿔가겠다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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