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현직 소방관 여자 화장실서 몰카 촬영하다 적발

현직 소방관이 영화관 화장실에서 여고생을 몰래 촬영하다가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소방관 A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이날 0시30분쯤 경기도 하남시 한 영화관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던 여고생 1명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한 채 여자 화장실에서 숨어 있던 A씨는 여고생 B양이 용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오자 옆 칸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B양을 몰래 촬영했다.

인기척을 느낀 B양이 A씨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자 A씨는 화장실 밖으로 달아났다. 밖에 있던 B양의 일행이 A씨를 쫒았고 영화관 건물 밖에서 A씨를 붙잡았다. B양 일행이 A씨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B양 일행으로부터 사건 경위를 들은 뒤 만취한 A씨를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횡설수설하는 등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B양을 찍은 사진이 발견되자 혐의를 시인했다. 왜 사진을 찍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경찰은 조사 뒤 그를 귀가 조치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은 아니었지만, 영화관 근처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압수한 A씨의 휴대전화를 토대로 A씨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당시 술에 만취한 채 혼자 여자 화장실에 있었다”며 “현재까지 피해자는 1명이지만 추가 피해자가 있을 수 있어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뒤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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