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필리핀·일본에 ‘통신 수출’
LGU+, 고객 3억 차이나텔과 제휴
KT 황창규 회장, 유럽에 5G 전파
삼성, 미 AT&T 등에도 장비수출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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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오후 11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세대) 통신망을 한밤 ‘기습 개통’ 했다. 경쟁사인 미국 버라이즌이 11일로 예정된 상용화 시점을 4일로 앞당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 3사, 삼성전자 등은 3일 한밤 회의 끝에 전격 개통을 결정했다.
곡절 끝에 차지한 ‘세계 최초 5G’ 타이틀이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400만명을 넘어서 가입자 수에서도 세계 1위다. ‘5G 1등 코리아’에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22일 필리 핀 나우텔레콤코퍼레이션과 5G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진 SK텔레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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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내수 산업으로 꼽혀 온 통신 산업에 5G 수출의 싹이 트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SK텔레콤은 필리핀에 5G 통신 노하우를 전파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나우 코퍼레이션·텔레콤과 5G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나우그룹은 필리핀 내 전국 단위 유·무선 통신사업권을 가진 업체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나우그룹이 도입하는 5G의 전 과정에 동참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필리핀 내에 5G 구축을 위한 기술 로드맵을 정하는 일부터, 인프라 설계·구축, 기술 교육, B2B 서비스 개발 등을 주도한다. SK텔레콤 측은 “기술 수출에 따른 구체적인 액수는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심상수 SK텔레콤 인프라 비즈본부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후 동남아는 물론 유럽 등에서도 요청이 와 5G 협력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일본 제4 이통사인 라쿠텐에 5G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와 차이나텔레콤이 18일 전략적 제휴를 했다. [사진 LG유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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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러브콜은 중국에서도 이어진다. 가입자 3억2000만명을 거느린 중국 1위 차이나텔레콤 경영진은 최근 서울 마곡의 LG유플러스 사옥을 찾았다. 두 회사 간 이미 발표한 전략적 제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리우꾸이칭 부총재 등 차이나텔레콤 경영진은 LG유플과 중국 내 5G 네트워크 운영 방안, 망 구축 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트를 서비스할 계획 등을 의논했다. LG유플은 대표이사(CEO) 직속 5G 수출 TF를 운영하며 5G 수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업체는 이미 ‘5G 최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DDI에 2조3500억원 규모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버라이즌에 이어 AT&T, 스프린트에도 5G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돼 장비 수출이 한창 진행중이다. 삼성전자는 중동과 인도 등 앞으로 5G 도입 계획이 있는 국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5G 통신장비 부문에서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7%로 화웨이(28%)를 크게 앞질렀다.
◆5G 콘텐트 기업들도 세계 진출=5G 콘텐트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오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시어스랩은 지난 7월 독일 도이치텔레콤 콘퍼런스에서 시어스랩이 개발한 기술을 소개했다. 한류스타가 3차원 가상공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5G 미래 핵심 기술로 시연된 것이다.
CEO에 직접 5G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온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노벨상 수상자 21명을 배출한 명문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 주제로 강연했다. 이 학교 총장실은 2014년부터 글로벌 특강을 열고 있는데 황 회장은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으로 연단에 올랐다. 황 회장은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이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속도 지연, 준비 부족 등 일부 불만이 있었지만 ‘최초 5G 국가’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건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우리나라가 연관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데 두고두고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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