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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TF CAR] '그랜저' 3년 만에 대수술…'일체형 디자인' 호불호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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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24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디자인 프리뷰를 개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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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그랜저' 내부서도 '호(好)' 아니면 '불(不)'?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3년 만에 신차급 변화를 꾀하며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24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디자인 프리뷰를 개최, 새 모델의 내외장 티저를 공개했다.

'더 뉴 그랜저'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했다.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4가지 기본 요소의 조화를 지향하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르 필 루즈'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신형 '쏘나타'에 최초로 적용됐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일체형으로 구성된 그릴과 헤드램프의 디자인이다. 단순히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들어 온 형태를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해 단절됐던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문 통합형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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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의 후면부는 기존 모델 대비 더 얇고 길어진 리어램프를 통해 '낮고 넓은', '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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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식 출시 전부터 최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더 뉴 그랜저'의 내외관 디자인이 유출돼 눈길을 끈 바 있다. 특히, 누리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부분은 다름 아닌 현대차가 '최초'의 수식어를 강조한 전면부의 일체형 디자인이다.

먼저 현대차 측의 설명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보석 모양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으로 꾸며진 그릴은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그릴의 일부지만, 시동을 켜면 주간주행등(DRL) 역할을 한다. '히든 라이팅 램프'로 명명한 이 같은 신기술은 앞서 출시된 신형 쏘나타에 최초로 탑재됐다.

현대차 측은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DRL의 시각적 효과에 대해 "마치 차량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내 조명을 켰을 때와 껐을 때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은 마치 다른 차를 보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차이가 컸다.

차량 디자인에 관한 해석과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프리뷰 행사에서 실제로 본 '더 뉴 그랜저'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신선했다. 준대형급 이상 세그먼트 기준으로 전례 없는 파격 실험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 역시 이날 가장먼저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은 '밖'이 아닌 '안'에서부터 나오는 자신감을 외장으로 확대했다"라며 "전면부 디자인의 변화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글로벌 경쟁사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현대차만의 독창적이면서도 선도적인 디자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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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는 '더 뉴 그랜저' 디자인과 관련해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살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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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는 예비 고객들의 평가다. 일단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분위기다. 먼저 40대 이상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준대형 세단의 소비층이 30대까지 문턱이 낮아진 만큼 신규 소비층이 선호하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호평이다.

일각에서는 전면부 '일체형' 디자인과 관련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전면부 디자인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준중형 세단 신형 '아반떼'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길게 뻗은 삼각형 모양의 헤드램프를 와이드 캐스캐이드 그릴과 교차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전면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대차 관계자는 "정식 출시 단계 전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호평이 이어졌지만, 당시 일부 부서 동료들 사이에서 '시장 평가가 나오기 전까지 (흥행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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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실내는 라운지를 연상하게 하는 '리빙 스테이지'를 콘셉트로 현대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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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후면부와 인테리어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후면부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더 얇고 길어진 리어램프를 통해 '낮고 넓은', '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대로 살렸다.

특히, 내부의 변화는 말 그대로 완전 변경 수준에 가깝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경계가 없는 심리스 형태로 구성됐고, 전자식 변속버튼(SBW)과 가죽 소재가 적용된 센터콘솔 등은 제네시스 'G80'이나 기아차의 'K9' 등 상위 세그먼트 모델가 견줘도 손색이 없다. 공간 활용성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더 뉴 그랜저'는 전장과 휠베이스(축간거리)가 각각 4990mm, 2885mm 전 모델 대비 각각 60mm, 40mm씩 늘어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다.

현대차에 '그랜저'의 흥행은 하반기는 물론 내년 실적 반등을 위해서라도 매우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현대차의 차종별 내수 시장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그랜저'는 지난달까지 모두 6만9905대가 팔렸다. 신차효과로 판매량 상승세를 보인 '쏘타나'의 7만1911대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승용과 레저용 차량(RV) 부문을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와 더불어 '국민 세단'으로 평가받는 그랜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공세 속에서도 수년째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내수 실적의 중추를 맡고 있는 그랜저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그 여파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인터넷상에 유출된 전면부 디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미국 애플의 최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1'이 후면 카메라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일부 혹평이 나온 것과 달리 흥행에 청신호를 켰듯이 실제 소비자들의 평가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흥행을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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