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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회사 붕괴 위기에도 퇴직금 2조원?…애덤 노이만 위워크 CEO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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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의 애덤 노이만 전 CEO의 막대한 퇴직금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를 창업하고 기업 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나서 최근 붕괴 위기에 처했음에도 그의 퇴직금이 2조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복스(Vox)는 위워크를 붕괴시키고 떠나는 애덤 노이만이 막대한 퇴직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이만 CEO는 지난달 25일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 매체는 "위워크의 설립자인 애덤 노이만이 과연 17억달러(약 1조9900억원)를 벌고 있는가"라면서 "이것은 정상이 아니고, 위워크에 대한 어떤 것도 현재 정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위워크를 창업한 노이만 전 CEO는 IT 기술로 부동산 시장을 혁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치, 위워크의 기업 가치를 470억달러(약 55조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부진한 수익성과 사업 모델, 노이만 전 CEO의 도덕적 해이와 과도한 경영권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초 9월 추진하려면 기업공개(IPO) 계획을 이달 1일 철회, 경영 위기에 처했다. 회사의 기업가치는 최근 100억~150억달러(약 11조~17조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극심한 경영난에 최근엔 위워크가 전체 직원 약 1만5000명의 약 13% 수준인 최소 2000명을 감축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이번 해고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추가 정리해고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의 지분 3분의 1을 보유 중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자금 지원과 경영권 확보를 골자로 한 ‘구제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이만 전 CEO에 총 17억달러(약 1조9900억원)를 지불하고 노이만 CEO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의 위워크 주식을 매입하며 1억8500만달러(약 2171억원)의 컨설팅료 지급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임직원들과 투자자들까지 대상으로 한 30억달러(약 3조5200억원) 규모의 공개 주식 매수를 추진할것으로 전해졌다.

복스는 "노이만 전 CEO의 형편없고 피할 수 있었던 결정들로 인해 회사가 거의 소멸직전으로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위워크는 매출의 80%를 사무실 운영 등 일상적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사업 모델의 수익성에 의심을 받았다. 노이만 전 CEO는 지난 2017년 10월 자신의 지분을 몰래 팔아 개인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개인 제트기나 럭셔리 주택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지배구조 회사인 퍼시피카 글로벌의 설립자인 에반 엡스타인은 "회사를 떠나는 사람에게 이렇게 비싼 컨설팅 수수료를 주는 걸 본적이 없다"면서 "회사가 붕괴되고 가치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그가 수십억달러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 회사인 밸류에지 어드바이저스의 넬 미노우 부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그(노이만 전 CEO)는 기본적으로 ‘이것이 내가 떠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노우 부위원장은 또 "소프트뱅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 없다"며 "이 상황에 추가로 돈을 쓰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도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노이만 전 CEO가 막대한 돈을 가지고 떠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위워크의 의결권 구조가 언급되기도 한다. 다른 IT 유니콘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위워크 역시 CEO에 ‘초다수의결권주식(super-voting stock)’을 지급했고 이는 그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발행된 주식보다 더 많은 주식 의결권을 얻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위워크가 처음 기업공개를 신청했을 때 노이만의 보유 주식 각각은 20배나 더 가치가 있었지만, 이후 회사의 수익성 논란이 일면서 그 비율이 10대 1, 3대 1로까지 낮아졌다.

에이미 보러스 기관투자자협회 부국장은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소프트뱅크 등 투자자들은) 노이만 전 CEO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호의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창립자 CEO가 막대한 의결권을 가지고 있을 때는 때론 (그뜻을) 적당히 접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원 보상 회사인 에퀼라의 커트니 유 연구 책임자는 "일반적으로 누군가를 강제로 내보내려고 할때 컨설팅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공기업에서 최고임금을 받는 200명의 CEO는 평균 임금이 1860만달러(약 217억원)였고, 노이만의 컨설팅 비용 1억8500만달러(약 2171억원)는 그들의 평균 급여 10년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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