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들도 대통령에 ‘반격’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는 20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시리아 철군을 비판하며 “우리는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 동반자들을 버렸다”고 말했다.
윌리엄 맥레이븐 전 합동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필요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백악관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까지 중부사령관을 지낸 조지프 보텔도 지난 8월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시리아 철군 움직임을 통렬히 비판했다.
시리아와 중동 지역에 복무했던 현역 군인들도 익명으로 각종 매체에 분노와 좌절감을 나타내는 발언을 하고 있다.
외교관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하원의 탄핵조사가 시작된 이후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마이클 매킨리 전 국무부 수석보좌관 등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백악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의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했다. 매킨리를 제외한 두 사람은 모두 현직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비선’으로 지목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외교 난맥을 낱낱이 증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전직 군인들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군인들은 현직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선출직의 정책에 대한 평가를 삼가는 ‘침묵의 수칙’을 따르는데, 이에 벗어난다는 것이다. 동맹을 경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각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로도 여겨진다.
외교관들의 반발도 상식적이지는 않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를 ‘딥 스테이트’(민주주의 제도 뒤에 숨어 이익을 챙기는 권력집단) 본산이자 민주당 소굴이라고 공격해 온 사실을 지적하며 “이제 외교관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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