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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종교계, 주한 외교관 동성혼 인정 문제 제기에… 문 대통령 “국민적 합의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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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간담회서 기존 입장 재확인…“성소수자 차별 받아선 안돼” 강조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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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 주재 외국 외교관의 동성(同性) 배우자를 공식 인정하기로 하자, 종교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동성혼’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답하면서도, 성소수자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가 문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동성애 관련 언급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인권법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셨다”고 언급했다. 김성복 목사는 과거 공개석상에서 “동성애는 성경적 원리에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동성애 반대 운동이 있다면 우리 교단이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동성혼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된다”고 답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동성혼 허용은 시기상조’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사회적으로 박해를 받는다든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도 참석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성소수자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빌려, 천주교 측 의견을 전달했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그간 정부는 주한 외교관의 동성 배우자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법적 배우자로 인정해 공식 외교행사에 초청하기로 관련 방침을 바꿨다(본보 21일자 1면 보도). 이 사실은 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 리셉션 행사에 참석한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 부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동성 부부 초청’에 감사를 전하면서 알려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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