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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기자들 쥐어 패버려...” ‘갑질 논란’ 권용원 금투협회장 자진사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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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지자 “깊이 사과… 의견 구해 거취 결정”
한국일보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중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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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협회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 등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거취 문제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구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혀 자진 사퇴 가능성도 내비쳤다.

권 회장은 21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저의 부덕함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사과 대상으로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협회 직원 및 업계 임직원분들’을 언급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언론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오라”고 말했다가 기사가 “오늘 아이 생일이다”라며 난색을 표하자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며 거칠게 질타했다.

권 회장은 또 회사 홍보담당 직원에겐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네가 기자 애들 쥐어 패버려”라며 위협적인 언론 응대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임직원과 함께한 술자리에서는 “너 뭐 잘못했니 얘한테? 너 얘한테 여자를 XXX 임마?”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권 회장은 아르헨티나 출장 중 이러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지난 18일 급히 귀국했고 이날 사과문을 발표했다.

권 회장은 사퇴 여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서도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되는 각계 각층에 계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쪼록 조직이 빨리 안정을 되찾아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들이 중단 없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권 회장은 이날 업계 관계자 등과 만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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