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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與,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개' 검토… 당내 "망신주기" "조국 사태 전환용"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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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총선 물갈이 어떻게 돼 가나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실시 중인 현역 국회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의 이름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이 공개되면 당사자들이 공천 배제 대상으로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물갈이 이벤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선 "망신 주기 아니냐" "조국 사태로부터 국면 전환이 필요한 건 이해하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명단을 경선 전에라도 개별 통보하거나 일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128명 전원을 대상으로 의정 활동과 공약 이행 등을 평가하고 여론조사와 의원 간 다면평가도 실시해 12월 중 '하위 20%'를 확정할 예정이다. 여기 해당되는 현역 의원(128명 중 25명)은 경선 시 '20% 감산' 페널티를 적용받는다. '하위 20%' 명단은 지난 19대 의원 평가 때도 있었지만 당시 '밀봉' 원칙에 따라 20대 총선 공천 심사에만 내부적으로 적용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9대 때와 달리 이번 20대 국회에선 당의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이 달라져 지도부가 의결만 하면 공개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19대 국회의원 평가 당시에는 '평가 결과는 일체의 열람 및 공개 없이 밀봉해 중앙당 전략공천위와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위에 전달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규정이 빠졌다.

당장 반발이 터져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하위 명단을 공개한다는 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며 당을 나가라는 소리"라고 했다. 작년 말 마련된 20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 제정에 참여했던 한 의원도 "밀봉과 비공개는 당연한 원칙이어서 실무 과정에서 빠진 것이지 명단 공개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현역과 경선에서 맞붙을 예정인 한 친문(親文) 인사는 "당이 총선을 앞두고 수세에 몰린다면 국면 전환을 위해 여러 파격적 방안들이 시행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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