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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연이은 장외 호재의 힘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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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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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졌다.

7월 시작된 금융완화 정책이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내렸다. 미국도 금리를 인하하는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연중 두세 번 금리를 올릴 거라 전망했는데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금리를 두 번 내렸고 10월 인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세 번이 될 수도 있다. 시장이 금융완화를 환영할 만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첫 번째 결과물이 나왔다.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그렇지 않아도 농산물 수입을 늘려야 하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100억 달러어치를 더 사주는 게 전부라고 얘기하고 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1년 10개월 만에 처음 합의가 나온 만큼 내용보다 과정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앞으로 더 큰 합의의 밑거름이 될 거란 의미다. 시장은 합의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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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이 마련됐다. 이번에 만들어진 방안이 영국과 유럽연합(EU) 모두에서 법률 절차를 통과할 경우 미-중 무역협상과 함께 주가를 눌러왔던 악재가 하나 없어지게 된다. 그동안 시장은 10월 말에 아무런 합의 없이 브렉시트가 이루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왔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주가에 힘이 될 수 있다.

주변 여건이 좋을 때 주가가 움직이는 형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계속 상승하는 건데 경제와 기업실적 등 기초가 탄탄할 때 나온다. 주가가 고점을 돌파하더라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박스권 상단까지 오르는데 그치는 것이다. 기업실적 등 기초가 부실할 경우인데 주가가 오를수록 보유 물량을 줄여야 한다. 지금은 두 번째 경우다. 3분기 기업실적이 작년보다 30% 넘게 줄어들 거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가 바닥이라 해도 이익의 절대 규모가 작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익이 바닥에 도달한 후에 얼마나 늘어날지도 알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상당 기간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 기업 이익도 2% 증가에 그칠 거로 전망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주변 여건이 좋아진다고 해도 주가가 오르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호재의 내용도 주가를 계속 올리기에는 미흡하다. 7월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계속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금융완화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내성이 생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코스피 직전 고점은 2100~2130 사이에 있다. 현재 주가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호재가 연이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전고점을 넘지 못하면 앞으로 이 지수대는 큰 벽이 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호재가 나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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