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양자컴퓨터 '퀀텀(모델명 Q)'을 선보이며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11일 열린 매경-IBM AI포럼 '씽크서밋 코리아' 현장에서 '황금 샹들리에'처럼 생긴 퀀텀 실물모형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준구 카이스트 교수는 "IBM 퀀텀 기술은 2~3년 안에 100큐비트까지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부터는 산업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의료, 우주항공, 신소재 분야 등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전문가들은 불과 3년 전에 "2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려면 3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IBM은 이미 과학연구와 상업용으로 확장 가능하게 설계된 20큐비트 시스템을 파트너사에 공개했고 내부적으로는 50큐비트 모델 개발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현존하는 금융권 보안 알고리즘은 물론 블록체인 생태계까지 송두리째 뒤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양자컴퓨터와 양자정보통신은 '창과 방패' 같은 관계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수억 배 빠른 계산 능력으로 기존의 모든 암호체계를 무력화하는 '창'이라면, 양자정보통신은 이에 맞선 '방패' 역할을 하는 보안기술이다. 특히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5G) 시대'에 본격화될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에 필수기술로 꼽힌다. 6G, 7G 시대로 발전할수록 양자정보통신의 중요성도 더 커질 전망이다.
양자정보통신은 데이터의 초고속처리, 정밀 수집, 보안 전송이 특징이다. 전략기술로 평가되기 때문에 국가별로 대규모 연구개발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 간 기술격차가 크고 해외에서 기술을 도입하거나 아웃소싱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활용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이다. 양자정보통신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켓 리서치 미디어는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이 2025년 약 1조4000억원,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6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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