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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김양호 삼척시장 "수소경제로 새 옷 입는 삼척, 변화의 바람 불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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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장의 맛과 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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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호 삼척시장이 삼척시 성내동에 위치한 조선시대 누각 `죽서루` 앞에서 삼척의 관광 자원과 수소 경제 등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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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누각 죽서루(竹西樓). 이곳에서 만난 김양호 삼척시장(58)은 "관동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삼척, 나아가 우리나라의 보물"이라며 감상을 이끌었다. 김 시장의 말처럼 죽서루는 남다른 비경과 풍류를 뽐냈다. 강이 흐르는 절벽 끝에 우뚝 선 팔작지붕의 누각은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 보물(제213호)이자 관동팔경 제1경으로 꼽힐 만했다. 김 시장은 "가을 운치까지 더해지면서 시 한 소절 읊조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사계절 내내 남다른 운치를 자랑해 한 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죽서루에서 보이듯이 삼척은 강과 바다, 산과 동굴 등 천혜의 자연경관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관광도시다. 최근 개장한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해안의 천혜 비경을 간직해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장호항의 삼척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삼척레일바이크와 해신당공원, 새천년도로 등 해안 관광 인프라스트럭처도 풍부하다. 여기에 환선굴과 대금굴, 미로정원, 도계 유리나라, 활기리 금강송 힐링숲 등 내륙형 관광까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삼척기줄다리기를 중심으로 정월대보름제와 대게축제, 맹방유채꽃축제, 장미축제 등 다채로운 축제는 삼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행복감을 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척의 관광산업은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김 시장은 "삼척 전 지역을 3대 관광권역으로 벨트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3대 벨트화는 △문화예술·상업 벨트 △해양문화관광 벨트 △생태산림관광 벨트를 뜻한다. 그는 "우선 시내권과 삼척항을 거점으로 한 문화예술·상업벨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이사부역사문화창조사업, 새천년해안 감성로드 조성 및 명소화, 나릿골감성마을 조성, 삼척항일대 도시재생사업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덕면·원덕읍과 가곡면은 해양문화관광 벨트로 조성할 방침"이라며 "10월에 개장할 맹방 비치 캠핑장과 가곡온천, 해상케이블카 2단계 사업, 스카이바이크, 해상곤돌라, 가곡온천 등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연말 준공되는 미로면 활기리 금강송 힐링숲과 도계 높은터 중세유럽테마타운, 미인폭포 유리스카이워크, 김익하의 장편소설 '소설 이승휴'를 테마로 한 공원 조성을 통해 도계읍과 신기·미로·하장면을 잇는 생태산림관광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척의 변화는 관광뿐만이 아니다. 김 시장은 "과거 무연탄과 시멘트 생산지로 국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자 주춧돌 역할을 해 온 삼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탈(脫)원전 정책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도시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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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6월 5일 삼척 대진 원전예정구역(근덕면 동막리와 부남리) 지정을 철회했다. 2012년 9월 원전예정구역으로 고시된 지 7년 만이었다. 김 시장은 삼척시장 취임 첫해인 2014년 당시 실시한 원전유치 찬반 주민투표(투표율 67%, 반대 85%)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관련 부처에 원전 백지화를 촉구해왔다. 삼척시민들도 원전 반대를 외치며 총궐기대회와 촛불집회, 도보 순례 등 범시민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 시장은 "원전 백지화는 최우선 공약이자 시민들의 간절한 여망이었다"며 "오롯이 삼척시민의 힘으로 이루어낸 성과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원전 대신 '수소 경제'를 삼척의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삼척시는 강원도와 함께 원전예정구역이던 근덕면 동막리와 부남리 일대 317만3553㎡ 용지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수소기반 에너지 거점도시(2019~2025년)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사업비는 국비와 도·시비,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수소에너지 연관 산업과 연료전지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등을 유치하고 관광휴양단지, 스마트팜 단지, 수소빌리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수소 생산부터 저장, 이송, 활용 등이 집적화되고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반영구적이고 친환경적인 자원인 수소가 생태관광도시인 삼척에 잘 어울리는 에너지"라고 했다. 또 사업 용지(과거 원전 용지)가 확보돼 있고, 수소 생산의 원료가 될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가 2017년 6월 원덕읍에 조성돼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상당히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김 시장은 "수소 관련 산업은 수소의 생산, 운송, 충전소, 수소차, 수소드론, 수소선박, 수소연료전지발전 등으로 다양하다"면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삼척은 수소라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고 산업구조 역시 고도화돼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의 추진 성과도 적지 않다.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의지와 맞물려 삼척시의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 시장은 "정부의 각종 수소산업 육성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약 7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63억원 규모의 '에너지 기술개발 실증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2019년도 수소시범도시' 공모 사업도 신청할 예정"이라며 "현재 강원도와 공동으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소경제의 핵심인 기업 유치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척시와 강원도는 한국동서발전과 과거 원전 예정 용지 일대에 약 1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료전지발전소, 수소생산시설,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 시장은 "에릭슨엘지, 하이리움산업, J&K히터, 현대자동차,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내 유수 기업 및 연구기관과도 수소산업 육성과 기업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면서 "지난 5월에는 세계적인 수소 기업 노르웨이 넬(Nel)과 수소산업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기반 구축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약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강원도 1호 삼척수소충전소를 오는 11월에 준공하고 수소자동차 70대를 보급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수소버스 2대와 수소버스 충전소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도시 성장을 위해서는 도로망 확충도 필수적이다. 김 시장은 서해안-수도권 남부-동해안을 연결하는 최단 교통망이자 낙후된 강원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고 성장을 촉진할 '삼척~제천 고속도로'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국토 간선도로망 계획을 보면 그물망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고속도로망 속에서 어디나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한데 삼척~제천 구간은 빠져 있다"고 사업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시장은 이 같은 '관광·수소·SOC' 3가지가 충족되면 삼척은 7만여 시민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명품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했다.

▶▶ 김양호 삼척시장은…

1961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삼척서부초와 삼척중·고, 강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삼척시 비서실장과 제7~8대 강원도의원을 거쳐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 무소속 삼척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지난해 재선(더불어민주당)에 성공했다.

[삼척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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