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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펜스 美부통령 '터키에서의 9시간'…과연 美 승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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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에 '휴전' 단어 없고 터키 요구사항만

터키 외무장관, '휴전' 합의 부정…단순 공격중단만

뉴스1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 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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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시리아 쿠르드족을 겨냥한 터키의 군사작전을 막기 위해 수도 앙카라에 급파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터키로부터 '5일간 공격 중지'라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과 터키가 도출한 합의문의 세부사항이 공개되자 과연 펜스 부통령이 장장 9시간동안의 대화 끝에 터키와 맺은 합의가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휴전이 아니라 단순한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터키가 휴전에 합의했다는 펜스 부통령의 발표를 무색케 하는 발언이다.

펜스 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참모들은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미국과 터키의 공동성명'이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줬다. 하지만 이 문서에는 휴전(ceasefire)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내용은 대부분 터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늘어놓은 것뿐이었다.

이에 행정부 고위관리는 터키가 휴전이라는 용어를 불편하게 여겨서 그런 것일 뿐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의회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집권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은 "(이번 합의는)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행정부는 앞으로 쿠르드족한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은 무엇인지, 터키가 왜 명백한 결과에 직면하지 않는지 등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미국과 터키가 최종 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터키에 대한 압박을 지속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자신이 발의한 터키 제재안에 대한 지지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터키의 합의에 따라 쿠르드족이 주축을 이루는 인민수비대(YPG)는 터키 국경에 인접한 시리아 '안전지대'에서 5일 내로 철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합의사항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10분간 대화할 예정이었으나, 휴전 논의가 길어지자 양측의 대화 시간이 80분으로 대폭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의 발언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YPG가 철수하려면 얼마나 걸리냐"고 묻자 펜스 부통령은 이를 휴전 의사로 받아들이고 공격 중단 약속을 받아냈다.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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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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