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만든 세계-인류의 문명을 뒤바꾼 모래 이야기
빈스 베이저 지음, 배상규 옮김/까치·1만6000원
현대 문명사회는 ‘모래로 쌓아 올린 성’이다. 은유나 경구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하늘로 치솟은 콘크리트 마천루와 번쩍거리는 유리창, 거미줄처럼 뻗어 나간 아스팔트 도로와 교량,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 디지털기기의 필수품인 실리콘 반도체와 스마트폰, 땅을 넓히는 간척사업부터 인간의 눈을 넓혀주는 현미경과 천체망원경까지…. 이 모든 것에 없어선 안 될 기본 재료가 바로 모래다. 세계 모래 산업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저널리스트 빈스 베이저는 <모래가 만든 세계>에서, 현대 물질문명을 떠받치는 모래가 실은 유한한 자원임을 일깨우고 “모래로 건설한 세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모래 알갱이의 주성분인 석영 결정은 지각 구성 원소의 75%를 차지할 만큼 풍부한 산소와 규소의 화합물이다. 워낙 흔해서 한없이 퍼다 써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무분별한 채취 탓에 지구상의 모래는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 인류가 소비하는 모래와 자갈이 매년 500억t에 이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양이다. 모래 소비의 최대 원인은 급속한 도시화다. 현재 전 세계 도시 인구는 매년 6500만명씩 늘고 있다. 한국 인구보다도 많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유리로 된 도시의 건설은 수렁처럼 모래를 빨아들인다.
그러나 해변과 강바닥에서 모래가 사라지면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 생태계 파괴, 지하수 고갈, 지반 약화와 붕괴는 이미 현실이 됐다. 지은이는 “모래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져 간다”고 말한다. “70억 인구가 모래보다 더욱 단단한 기초 위에서 살아갈 수 있는…, 모든 자원의 신중하고 현명한 사용”을 촉구하는 이유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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