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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시인의 마을] 환청 / 김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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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김 윤 배

새벽 종소리를 듣는다

고압선 지나가는 계곡에서 나눈 체온은 얼음처럼 식었다

어디서나 세상은 떠났고, 위로의 악수를 참았다

오롯이 기쁨인 날은 손목이 시렸다

버스킹 공연자의 손가락을 보며 울컥 눈물이던 날 있었다

가끔 하늘을 보는 일로 부끄러움을 감추고 싶었다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늪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생각의 갈래 끝에 번뇌가 살아나는 새벽이 두려웠다

몇 봄은 고통이어서, 환멸이어서 좋았다

매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건 아니라고 자책했다

저 새벽 종소리의 긴 여운

-시집 <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휴먼앤북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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