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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대충 철저히’ 기획한 3色 작가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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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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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제목은 같지만, 작은 제목이 다른 책 3권이 나왔습니다. 큰 제목은 ‘작가특보´ 시리즈고, 작은 제목이 각각 ‘그리고 먹고살려고요’(마음산책),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북스피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은행나무)입니다.

한 시리즈이지만 출판사가 모두 다른 점이 재밌습니다. 그래서 책마다 색깔도 다릅니다. 웹툰 작가 도대체가 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는 제목부터 강렬하네요. 기자인 저로선 아주 공감하는 제목입니다. 표지는 북스피어 출판사가 가장 눈에 띕니다. 책상에 앉은 고양이 작가가 글 쓰다가 너무 힘들어 연필을 놓고 엉엉 울고 있습니다. 마감에 맞닥뜨린 제 모습 같습니다. ‘그리고 먹고살려고요’는 그동안 잘 몰랐던 일러스트 작가의 생활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 3권과 함께 ‘어느 날 글쓰기를 물어보고 싶을 때’라는 부록이 딸려 옵니다. 내지 안쪽에 쓴 설명이 재밌습니다. 출판사 3곳 대표 3명이 카페에 앉아 토론을 벌이는(듯한) 사진과 함께 “‘글+책 쓰기 밑천´이 담긴 69권을 함께 선별해 나누어 읽고 ´대충 철저히´ 리뷰했다”고 당당히 적혀 있습니다. 책 서두에서는 이번 기획을 설명합니다. 2015년 유럽 여행을 갔다가 “서로에게 자극될 공동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영국 블랙웰 서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첫 번째 시리즈가 2017년 나왔습니다. 신간을 전면 띠지로 가리고 제목과 저자를 드러내지 않은 채 낸 ‘개봉열독’입니다. “재밌으니 한 해 더 해보자” 싶어 피츠제럴드의 소설·산문·편지를 출판사에서 각각 동시 출간한 2017년 ‘웬일이니! 피츠제럴드’가 두 번째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가특보’는 “연례행사니까 내자”라고 합니다. 아, 이 유쾌함이라니!

가벼운 기획처럼 보이지만, 출판사들의 경쟁도 사실 치열했을 터. 그저 그런 기획이 아닌, 이런 흥미로운 기획물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 연례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 봅니다.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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