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가운데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인 흉선에 생기는 종양을 흉선종이라 하는데,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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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씨(56·가명)는 지난 6월 건강검진에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뒤 흉선에 종양이 발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를 진료한 의사는 종양이 양성일 가능성도 있지만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서 검사해야 악성(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암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에 걱정이 컸지만 비교적 조기에 발견해 치료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얘길 듣고 다소 안심이 됐다.
가슴 중앙에 있는 흉선은 면역세포의 생성과 성숙에 관여하는 기관이다. 출생 이후 소아기 동안에는 면역계통이 빠르게 성숙하기 때문에 큰 부피를 차지하지만 사춘기가 지나면 기능과 크기가 퇴화해 흔적기관으로 남는다. 이곳에 생기는 가장 흔한 종양인 흉선종은 양성과 악성의 경계에 있거나 정확한 구분이 어려운 경계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대체로 암과 같이 크기가 커지고 전이를 하는 특성을 보인다. 정확한 진단은 절제한 뒤 조직검사를 거쳐야 내릴 수 있는데, 사춘기 이후에는 흉선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제거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흉선 주변에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기 때문에 흉선종이 생겨도 통증이나 별다른 증상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는 환자에겐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겹쳐보이는 등의 중증근무력증 증상이 나타나는 때도 있다. 그밖에 비대해진 종양이 주위 기관을 압박해 생기는 흉통이나 체중감소, 호흡곤란, 쉰 목소리 같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무증상인 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 건강검진을 받을 때 흉부 CT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이 검사를 받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흉선종 환자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2010년 1만6394명이었던 흉선종 환자수는 지난해 2만2644명으로 이 기간 동안 38% 증가했다. 이희성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흉선종은 희소한 경계성 종양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흉선종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법 중에는 가슴을 여는 개흉술이 대표적이었으나 최근 다양한 로봇수술 기법이 발달하고 있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명치 아래 작은 구멍 하나만 뚫고도 로봇의 수술용 기구들을 충돌 없이 넣어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수술기구가 속속 도입되면서 의료진의 수술 속도와 환자의 회복 속도 모두 높일 수 있게 됐다. 다른 장기의 손상은 줄이고 근육을 절개할 필요도 없어 수술 후 통증이나 후유증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희성 교수는 “흉선 주변은 심장이나 폐 등 주요 장기가 위치하고 있어 수술이 어려운 부위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로 흉선종 제거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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