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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사설] 검사들 불러 직접 지시한 대통령, 이 모습 없애는 게 검찰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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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검찰 감찰 등 개혁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직보해달라"고도 했다. 대통령 앞에 두 명이 앉아 무엇을 열심히 받아 적는 사진도 공개했다. 심각한 경제 악화나 북한의 도발 때도 이런 적은 없었다. 특히 이 두 사람은 조국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 간부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빼고 가자'고 했던 사람들이다. 청와대 뜻을 받들어 수사팀을 압박한 것으로 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유독 그 두 사람을 청와대로 불러 김오수 차관에 대해서는 "우리 차관"이라며 "(조 전 장관을) 아주 잘 보좌했다고 들었다"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말은 검찰 개혁이지만 실제 목적은 조국을 수사한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고 지지 세력을 달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검찰 개혁은 반대편은 수사하고 우리 편은 적당히 뭉개는 충견이 돼 달라는 것 같다. 피의 사실이 생중계되고 인격 살인 수준의 검찰권 남용이 벌어진 전 정권 수사 때는 잘한다고 하더니 막상 제 편이 수사받게 되자 '검사들 문제를 감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조국 개혁안' 상당수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후 시행한다더니 "10월 중 끝내라"고도 했다. 조국 수사를 적당히 끝내라는 압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

조국 사태는 문 대통령이 만든 것이다. 역사상 최악 장관 후보의 위선과 거짓말이 계속 드러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 장관으로 기어이 임명했다. 압수 수색 검사에 대한 조씨의 직권 남용과 가족의 증거인멸 시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안 하면서 검찰을 향해서는 "절제하라" "인권을 보호하라"고 했다. 검찰은 물론 언론을 향해서까지 "성찰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모습이 검찰 개혁의 요체를 역으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검찰 개혁은 대통령과 검찰을 분리시켜 검찰을 대통령의 사냥개가 아니라 국민의 충견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점에서 문 대통령이 검사들을 불러 직접 지시하고 검찰을 압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반(反)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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