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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초짜' 광주시의회 1년 지나 시정 질문 보니…'맹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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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현안 비켜 가고 반복된 주장만, 지역구 챙기기 여전

아파트숲·버스준공영제·인구감소 등 비판·대안제시 호평

연합뉴스

광주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초선 의원들이 다수로 '초짜'라는 불명예를 쓴 8대 광주시의회가 1년이 지나 열린 시정 질문에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성과 없이 끝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의회는 10일부터 22일까지 제283회 임시회를 열고 있다.

임시회 기간 14일부터 17일까지는 1년에 한 번뿐인 시정 질문이 있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8대 광주시의회의 두 번째 시정 질문이다.

시정 질문은 시의 현안을 확인·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다.

의회로서는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시정 질문에는 매일 3명씩 총 9명의 의원이 나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실·국장을 상대로 시정을 따지고 의견을 들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 설립, 도시철도 2호선 건립, 민간공원 특례사업,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군 공항 이전 등 현안이 중대한 시점이어서 시정 질문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의원들의 관심은 주요 현안이 아닌 것에 집중됐고, 일부는 반복해 꺼내 든 것이었다.

혈세 투입으로 논란을 빚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문제는 첫날 반재신 의원, 셋째 날 박미정 의원이 연이어 언급했다.

화물차 차고지 등 주차장 문제는 황현택 의원, 장재성 의원, 박미정 의원이 잇달아 꺼내 들었다.

아파트 난립과 분양가 문제는 장재성 의원, 이홍일 의원이 같은 날 질문을 던졌다.

회기마다 의원들이 반복해서 꺼낸 장애인 복지, 인사 적체, 산단 근로자 조식 제공 등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질의 현안으로 올라왔다.

같은 현안이지만 세부적으로는 다소 차이점이 있고, 계속해서 개선되지 않아 다시 지적을 할 수도 있지만, 주요 현안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은 핵심을 비켜 가고 기존의 내용만을 반복해 아쉬움을 남겼다.

'광주형 일자리'는 장연주 의원이 이사진 선임, 노동이사제 문제에 시의 책임이 있다며 이용섭 시장과 설전을 벌였지만, 그동안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쳤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경우에도 대회 기간 나온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고 '성공한 대회'라는 광주시의 입장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를 취했다.

마륵동 탄약고, 백운광장, 기초연금 등은 의원마다 지역구를 챙기려고 꺼내는 사안들이었다.

일부 제기한 사안에서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대안을 제기하려는 노력이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난립과 고분양가 문제가 지역의 큰 화두인 상황에서 광주가 '아파트화'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구 감소와 유출 통계를 들며 지역 산업이 동력을 잃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개선되지 않는 준공영제, 인사 적체, 불법 주차 문제 등도 의제로 꺼내 관심을 환기했다는 호평도 있었다.

집행부 견제라는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 광주시의회는 유례없는 부의장 수행비서 요구로 논란을 남겼다.

시의회는 임시회 기간에 7급 상당의 직원이 부의장 2명을 수행하게 해달라는 내용을 내년도 조직개편안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정 질문을 하기로 한 일부 의원은 임시회 기간에 한동안 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준비에 소홀하기도 했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17일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의회의 역할인데, 그런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며 "식상한 질문, 지역구 챙기기용 질문에 답변하려 많은 공무원이 노력하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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