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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아직도 애봐" 이시대의 할머니·할아버지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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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이들은 무조건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권위적인 사고였더라구요. 학조부모 교육을 받고나서 충분한 칭찬과 보상도 함께 줘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은행 지점장이었던 정석희(77) 씨는 아들이 지방 근무로 이사를 한 후, 손자 둘을 서울에서 맡아 키우고 있다. 일하느라 자식 크는 것은 몰랐던 그는 70대가 되어 ‘육아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 ‘부모 되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걸, 그것도 재미있다는 것을 정씨는 70이 넘어 알게됐다.

#2. "학조부모 교육이라고 해서 아이들에 대해 가르쳐주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에 대해 가르쳐주셨어요. 나와 다른 성향의 손주 마음을 이해하게 되니 그동안 애가 많이 힘들었겠다 싶어요."
초등학교 4학년생 손자를 키우는 이정숙(64) 씨는 손자가 사춘기가 되면서 사사건건 부딪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식 키워봤으니까 손주 키우기는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아이와 세대차가 커서 쉽지 않았다"는 이씨는 "손주와 소통하려면 자기 성향부터 파악해야 된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567만5000가구로 결혼 가구의 48.3%에 달한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실시한 ‘2018 보육실태조사’를 보면, 보육 시설이 아닌 개인에게 양육을 맡길 경우 84.6%는 ‘조부모에게 맡긴다’고 답했다. ‘황혼 육아’를 하는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아지자 서울시교육청도 직접 나서서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초등생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 대상인 ‘학조부모 교육’은 총 6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나는 이런 조부모가 되고 싶어요’ ‘손자녀 마음 읽기’ ‘손주와 공감하는 대화법’ 3가지 주제를 다룬다.

자녀는 얼떨결에 키웠지만, ‘손주는 더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느끼는 조부모들. ‘좋은 할마 할빠 되기’위해 공부까지 하는 그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봤다.



[강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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