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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감현장]조국 없는 '조국 국감'… 9시간 만에 종료(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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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백지수 기자, 오문영 기자] [법무부 국정감사서 여야 '조국표 검찰개혁'에 공방… 김오수 차관 장관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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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등의 국정감사에서 참석해 있다. 오른쪽 단상 아래에는 법무부 장관의 명패가 보인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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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15일 '장관 없는 국정감사'를 치렀다. 전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하면서 김오수 차관이 장관 대행으로 국감에 참석했다. 그러나 국감장은 여전히 '조국 블랙홀'에서 나오지 못했다.

이날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은 오전 10시35분 개의해서 오후 7시31분 종료됐다. 점심식사와 휴식시간 2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약 7시간 만에 국감이 끝난 것이다.

당초 이날 국감은 올해 국감 가운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와 자녀 입시의혹, 검찰수사 외압 등에 대한 여야의 거센 공방이 예상됐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대로 조 전 장관이 왔다고 하면 차수 변경을 해서 새벽까지 이어질 국감이었지만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맹탕 국감'이 됐다"고 말했다.

◇여야 '조국표 검찰개혁' 두고 공방=이날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조 전 장관 주변인 수사 과정과 관련해 검찰에 쌓인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검찰권 비대화를 지적하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조국'을 놓지 않았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한 특수부 축소 등의 개혁안은 조 전 장관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뭐가 그리 급해서 부인이 소환조사를 받고, 친동생이 구속영장심사를 피해서 병원에 갔다가 구인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개혁안을 발표했느냐"면서 "(수사 종료 이후 시행하라는) 대통령 지시를 어겨가면서 서둘렀던 이유는 결국 검찰개혁이 오로지 조국 가족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발표를 서둘렀던 건) 제도 마련 차원"이라며 "시행은 당연히 수사종결 이후"라고 답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23명이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가 지난해 적폐청산 수사를 한참 할 때는 43명까지 늘어났다"며 "이제와서 특수부를 줄인다는 것은 굉장히 역설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수사를 직접 받아보니 조 전 장관이 (특수부 축소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차관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 때도 일선 특수부 수사를 줄였고 (이미 국회에 제출된) 개혁법안에 의하면 특수부 수사 대상도 줄이는 것이었다"며 "다만 사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 때문에 (특수부 인원이 늘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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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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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 축소, 왜 대구는"… '입법예고 패싱' 지적도=야당 의원들은 특수부 축소 등을 담은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안이 발표 하루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서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행령은 입법예고를 40일간 해야 하는데 입법예고가 생략됐다"며 "법제처에서 입법예고 생략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특수부를 남겨놓은 곳이 서울·대구·광주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영남권에서 조 전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PK(부산·울산·경남) 대신 자유한국당의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를 거점으로 특수수사를 남겨놓았다는 지적이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인구 규모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제2의 도시고 권력형 비리 발생 가능성이 대구보다 높다"며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도 현 집권당 출신이고, 조국 전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도 부산 기반으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서울과 광주, 대구에 특수부를 둔 건 검찰 의견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이라며 "부산은 항구이고 여러 외국인도 많은 점 등을 고려해서 균형을 맞추는 거라 앞으로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뻔한 걸 다시 확인해드리겠다"며 "원래 법무부 안은 부산이었고 검찰 얘기를 듣고 대구로 바꾼 것"이라며 "아무리 정치적 공격을 하더라도 아무 근거도 없이 조사도 안해보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특수부 축소가 궁극적으로 야당이 반대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야당은 지적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 권력비리와 경제비리가 특수부를 축소한다고 없어지느냐"며 "공수처를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특수부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공수처에 대해 "독점된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검찰에 대한 견제기능도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고위공직자나 사회적 영향력 큰 사람들에 대해 검찰 수사가 미진한 부분도 있어서 그걸 법제화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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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등의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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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검찰권 비대" 질타에… 검찰출신 김오수 "검찰 특수성"=여당 의원들은 법무부의 '탈 검찰화'를 주장하며 비대해진 검찰권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검찰 출신인 김 차관은 대부분 '검찰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론을 제기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가 대검을 직접 감찰 가능하도록 바꾸려고 하는데 감찰 담당관 12명이 모두 검사"라며 "법무부가 검찰이라는 막강한 조직에 대해 정책적·민주적으로 외부 통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감찰담당관은 검사가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그 부분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검찰의 특수성도 있다"고 답했다. 표 의원이 외부 변호사를 채용하는 대안 등을 제안하자 "검토할 만하다"라고 답했다.

김 차관은 검찰권을 내려놓는 방안을 물은 금태섭 민주당 의원에겐 사견을 전제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쪽이 현명하다"며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검찰이 기소 업무에 좀 더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특수부 수사의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예규 중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작성권이 있는 '집중관리대상 검사 선정·관리지침' 제작에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실무자로 참여했다며 이 명단을 김 차관에게 요구했다. 해당 지침은 일종의 '검사 블랙리스트'로 불렸던 것으로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6월 만들어졌다가 지난 2월28일 폐지됐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적법한 규정에 따라 만들어진 규정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이며 한 검사장은 당시 실무 담당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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