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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뉴스분석] 집안 IoT 점령하라…게임왕국 넷마블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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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다 연결

227조 스마트홈 시장 진출 야심

“이용자 빅데이터 분석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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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14일 웅진코웨이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창업자 방준혁 의장은 게임에서 얻은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적용해 구독경제 및 스마트홈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진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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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게임‘만’ 하던 회사에서 게임‘도’ 하는 회사로 변신을 시작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면서다. 접점이 넓지 않은 두 회사 사업영역을 어떻게 융합해 시너지를 내느냐가 인수전 이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14일 공시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8%를 소유한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넷마블은 인수가로 1조 8000억원 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굉장히 좋은 사업 기회가 있었고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경제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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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계정수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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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는 넷플릭스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말한다.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의류청정기·비데 등 실물 기기를 빌려준 뒤 이를 유지·관리해주는 구독경제 형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관리 중인 계정 수(구독자 수)는 701만개(국내 609만개)다.

서장원 넷마블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운영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이 기술들을 코웨이가 보유한 모든 실물 기기(디바이스)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게임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AI 원천기술을 활용해 야구앱 ‘페이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처럼, 게임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는 사례도 많다.

넷마블은 구독경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을 매체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연결했듯이, 코웨이가 가진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집안 내 사물인터넷(IoT)기기를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2017년 220억 달러(약 26조원)에서 2023년 1920억 달러(약 22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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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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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웨이는 이미 전통적인 렌털업체에서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업체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미국 아마존이 사물인터넷 기반 주문 서비스(DRS) 방식으로 판매하는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에어메가’가 대표적이다. DRS방식이란 제품 구매 후 필터 상태가 나빠지면 내장 센서가 이를 감지해 아마존에서 필요한 필터를 자동으로 주문해 배달받는 방식이다. 이 센서를 아마존과 코웨이가 공동개발했다. 2017년 약 4만5000대가 팔렸던 에어메가는 DRS 방식 도입 후인 지난해 12만 대가 팔렸다. 코웨이 관계자는 “실내 공기 질과 외부 공기 질을 분석해 고객에게 ‘창문을 여세요’ 등의 해법을 제공하는 등 초기 단계 스마트홈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교배 어떻게 성공시킬지 관건”=넷마블이 게임회사(한게임)로 출발했다가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한 뒤 종합 IT 회사로 정체성을 바꾼 NHN과 비슷한 경로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이 나오는 플랫폼을 가진 코웨이와 결합해 외연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구상이 실현되려면 접점이 적은 두 분야의 이종 교배를 어떻게 성공시킬 지가 관건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가구가 아닌 개인 중심 사업일 뿐만 아니라 이용자 연령대도 20~40대 남성층 비중이 높다”며 “스마트홈의 주력 타깃 층과 달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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