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채권·메자닌 펀드 내년 말 70% 상환 목표
“머리 숙여 사죄…판매사·업계 신뢰 저하 죄송”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신문 |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연기 규모가 최대 1조 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일부는 펀드 상환까지 4년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운용사의 펀드 중 최대 1조3363억원 규모의 환매가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원 대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연기한 펀드는 93개, 총 8466억원 규모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재간접으로 형태로 투자된 사모채권펀드 37개(3839억원), 메자닌 펀드 18개(2191억원) 등 총 55개 펀드 6030억원 규모의 환매를 중단했다.
또 해외 재간접 형태로 조성된 2436억원 규모 무역금융 자펀드 38개의 환매도 이날 중단됐다. 개방형 펀드 644억원, 폐쇄형 펀드 1792억원이 해당한다. 여기에 만기 시 상환금 지급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 4897억원이 있다.
원 대표는 “메자닌 펀드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원 규모는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매 연기 금액은 최소 1조1593억원에서 1조3363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원 대표는 “이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판매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를 저하시킨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원 대표는 “최근 코스닥 시장 주가 약세로 운용 중인 메자닌 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개방형 펀드 환매 증가와 폐쇄형 펀드 만기 도래로 급격하게 유동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자산 저가 매각으로 펀드 수익률 저하를 초래하는 것보다 투자자 보호와 투자 대상 기업 주가 정상화 차원에서 환매 연기와 시간 확보를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매각하고 편입자산을 적정 가격에 회수해 고객에게 형평에 맞게 돌려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40%, 내년 말까지 70%가량의 원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은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한 ‘플루토 FI D-1호’는 내년 상반기까지 30∼40%, 연말까지는 70% 정도 원금과 이자 상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 이후가 만기인 딜은 매각을 통해 빨리 상환해 펀드를 청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자닌을 주로 편입한 ‘테티스 2호’는 6개월 이내 전환할 수 있는 자산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빨리 전환해 매각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겠다”며 “내년 연말까지는 70% 정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 1호’의 경우 원금 상환까지 최장 4년 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전체 운용자산(AUM)의 60%를 2년 8개월 정도 후에 상환 가능하며 40%는 4년 8개월 후에 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원 대표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가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원금손실 사태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사모펀드라는 공통점을 빼면 투자방식 등에서 완전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원 대표는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과 라임 상품은 사모펀드라는 공통점 외에 투자방식 등이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며 “라임 펀드는 실제 자산들이 펀드에 편입돼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라임자산운용은 올해 7월 운용자산 6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으로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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