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대통령되면 외국서 일 안해"
전문가 "그릇된 음모론 막기에 부족"
바이든, 지지율 하락세…워런에 역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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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탄핵 정국의 시발점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다. 그는 2014년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홀딩스의 이사가 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이 아들을 위해 부리스마홀딩스를 조사하던 검사를 해고하도록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바이든 부자의 비리 증거를 잡겠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관련 사항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는데, 자신이 재선을 위해 외세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일었다. '러시아 스캔들'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까지 불거지자, 미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시작했다.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중국으로까지 확대됐다. 바이든이 이사로 있던 중국계 투자회사 BHR파트너스가 2013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중국이 바이든 부자에 관한 조사를 시작해야"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국까지 끌어들여 자신에 대한 탄핵 시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결국 헌터 바이든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이달 말 BHR파트너스 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친이 대통령이 된다면 외국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헌터 바이든의 이번 결정은 민주당 대선후보 넷째 경선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아들인 자신 때문에 떨어지는 상황을 멈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직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들을 위해 우크라이나나 중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부통령 아버지를 둔 사람이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외국 회사에서 이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트럼프 탄핵 사태가 시작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CBS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초 26%의 지지율로 25%에 그친 바이든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13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는 워런과 바이든이 각각 31%, 25%로 두 사람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CBS는 "경선 초반 민주당 유권자들은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논란이 사실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생각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도 "그러나 워런이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층을 계속 끌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선거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13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 외국회사에서 일하지 않기로 한) 헌터 바이든의 결정이 그릇된 음모론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 부통령에게는 적어도 앞으로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이해충돌(conflicts of interest) 논란은 없을 것이라는 답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켜오던 바이든 부통령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헌터 바이든의 성명 발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중국 회사 이사직 사임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를 마칠 때까지 가족은 물론 나와 연관된 그 어떤 이도 외국과 연관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가족 가운데 누구도 각료도 아니면서 백악관 회의에 참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각각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선임고문으로 활동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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