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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미국이 북한에 내민 창조적 제안은 석탄ㆍ섬유 수출금지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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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 보도... 북한 "조건 과다" 반발

한국일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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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 약속에 따른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것을 조건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보상책을 제시했다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의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제시한 보상책은 북한에 대한 석탄과 섬유 수출 금지를 일시적으로 유보하는 것으로 이는 미 국무부가 실무협의 이후 밝힌 ‘창조적 제안’의 내용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며, 비핵화 실현 이전 단계에서 제재의 일부 완화를 인정하는 제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수출금지 유보를 제안한 석탄과 섬유는 철광석, 해산물과 함께 북한의 주요 수출품으로, 유엔 안보리는 2017년부터 전면 금수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제재 완화 조건으로 두 가지를 북한에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선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 무기와 핵 물질을 미국에 인도하고, 북한의 핵 시설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등 관련 시설을 완전 해체한다고 약속하라는 내용이다. 여기에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실질적 조치인 ‘영변+알파(α)’ 이행을 요구했다.

미국은 북한이 이 조건들을 만족할 경우 유엔 제재의 일부 완화와 북한에 대한 인도적 경제 지원도 인정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의 일환으로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보였다는 게 보도의 골자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조건이 과하다”고 반발하고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아울러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 실험 중단,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등 지금까지 자신들이 취한 조치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미 합동군사연습 실시 △미국 첨단무기의 한국 배치 △핵무기 탑재 가능 전략 폭격기 등의 한반도 전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이에 북한이 지난 2일 시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3형’의 시험 발사가 “북미대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은 또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으나 북한은 “단계적인 보상 조치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한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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