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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경영칼럼] 아마존의 제1 성공비결 ‘가변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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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수백만 개 상품 가격을 수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빠르게 책정한다.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상품 가격을 인상해 마진을 확보하는 동시에, 가장 잘 팔리고 가시성이 높은 상품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 평판을 유지한다. 이 전략으로 아마존은 ‘가변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의 대명사 같은 존재가 됐다. 아마존 성공은 가변적 가격 책정이 매출과 마진 향상에 필수적인 역량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가변적 가격 책정’이란 디지털·첨단 분석 틀을 활용해 과거에 비해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고객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재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업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B2B 업계 선도 기업들은 가격 책정 혁신을 통해 매출액수익률(순이익/매출액×100)을 2~7% 향상시켰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가격 책정 혁신은 어떻게 가능할까. 요약하면, 사업·조직·기술 세 분야를 혁신(transformation)해야 한다.

사업 혁신은 최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을 찾는 것이다. 시장 정보, 원자재 수급 예측, 기타 가격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하고 가변적인 가격을 권고한다. 이후 문제점을 찾고 모니터링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명확한 가격 책정 일정(calendar)은 선제적으로 가격 전망까지 가능하게 한다. 가격 책정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은 원재료 가격 책정, 고객 지불 의지(WTP·Willingness To Pay) 알고리즘, 가치 기반 가격 책정 기술이다. 상품, 고객 수, 산업동향에 따라 각 고객 기업에 가장 적합한 가격 책정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조직 혁신도 병행해야 한다. 가격 협상 준비를 위해 가격 인상 사례를 모아야 하고 고위 구매담당자와의 사전 연습, 영업사원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한 의료기술 업체는 가변적 가격 도입 초기부터 영업 인력을 참여시켜 첨단 분석기술과 기존 실무 규정을 결합해 현장에서 겪는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소했다. 이 같은 섬세한 접근 방식으로 이 업체는 마진을 4~8%, 매출을 5% 이상 끌어올렸다. 가변적 가격 책정을 도입해 수주 물량 영향 없이 상품·서비스 가격을 최대 60%까지 인상한 기업 사례도 있다.

가변적 가격 책정에 성공한 기업은 분석기술로 얻은 통찰력과 영업 인력 전문성에 기반한 정보 확보에 공을 들인다. 영업팀은 분석 데이터를 접한 후 ‘특정 요소가 특정 고객층을 이해하는 데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분석팀과 영업팀이 상호 교류하며 신속하게 시장·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와 첨단 분석을 가격 책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한 유통 기업은 더딘 수기 계약· 승인 진행 속도로 영업사원과 고객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고객과의 협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 앱을 포함한 다양한 툴을 도입했다. 그 결과, 고객과의 계약 체결 소요 시간을 수주에서 1~2일로 단축했다.

기업이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는 바꾸기 어려운 시스템이 아니라 바뀌지 않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혁신 시스템이 자생적으로 운용되게 하려면 영업 인력 등 조직 내 구성원을 혁신 초기부터 참여시켜 디지털 혁신 여정의 파트너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조직·기술의 삼박자를 갖춘다면 가격 책정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경쟁사 대비 뛰어난 매출·마진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매경이코노미

[마르코 모다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9호 (2019.10.16~2019.10.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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