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철군 이어 中과 부분 합의, 선거에 불리한 이슈 잇따라 발 빼
美, 지재권 등 핵심 쟁점 안건드려… WSJ "중국의 승리"
트럼프 "홍콩 시위 누그러졌다"
미국과 중국은 11일(현지 시각) 양국 간 무역 전쟁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 합의를 했다.
미국이 작년 7월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등을 문제 삼아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서 무역 분쟁이 발발한 지 15개월 만이다. 미·중은 10~11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열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하고 관세율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중국은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는 무역 전쟁 해결을 위한 큰 돌파구"라면서도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자국 산업 보조금 지급 문제 등 핵심 논쟁거리는 여전히 해결 과제"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 대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합의문 작성에 이르기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에 대해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특별한 양보 없이 이번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역 전쟁이 더 격화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중국이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협상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홍콩 시위에 대해 "중국은 홍콩에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류허 중국 부총리에게 '몇 달 전 시위 초기에 많은 사람을 봤을 때보다 정말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편을 들면서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현안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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