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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 자루 일부, 하천으로 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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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태풍피해 속출… 임시보관소의 2667개중 일부 유실, 10개 회수

江 제방 24곳 터져 수십만 가구 침수, 30명 숨지고 15명 실종

전국 42만여가구 정전 암흑… 한국 초청안한 국제관함식 취소

초대형 태풍 제19호 '하기비스'가 12~13일 도쿄를 비롯한 일본 간토(關東) 지역을 휩쓸어 사망 및 실종자가 40명 이상 발생했다. 최대 순간 풍속 초속 55m, 중심 기압 960헥토파스칼의 하기비스는 지난 12일 저녁 7시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하며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했다.

'1958년 이즈반도를 덮쳐 1269명의 희생자를 냈던 태풍 아이다에 필적하는 규모'라는 예보대로 하기비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도쿄도(都)의 다마(多摩)강을 비롯해 142곳이 범람하고 24곳의 제방이 붕괴, 민가 수십만 가구가 침수되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도쿄도를 비롯해 12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는 5단계 경보 중 가장 높은 수위인 '대우(大雨) 특별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 기상청은 12일 특별 경보가 내려진 지역 주민들에게 "구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행동을 하시라"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피난 지시와 피난 권고 대상이 된 인원은 1300만명에 이르렀다.

조선일보

1300㎜ 물폭탄 일본 강타… 신칸센 120량 폐차 위기 -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13일 일본 중부 나가노(長野)시 신칸센 차량 기지에 있는 열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이번에 침수된 신칸센 고속철도 열차는 약 120량으로, 폐차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큰 피해를 보았다. 하기비스가 지나가는 동안 12~13일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시에는 1300㎜의 비가 쏟아지는 등 일본 각지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NHK는 13일 하기비스로 인해 사망자 30명, 실종자 15명, 부상자 177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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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려들었던 신주쿠, 시부야 일대는 12일 오후에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쿄 지역 일대 주민들은 온종일 집에 머물며 지인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도쿄 디즈니랜드도 12일 문을 닫았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000여개의 점포 영업을 중단했다. 나가노(長野)시에서는 시나노(信濃)강의 제방이 붕괴하면서 JR히가시니혼(東日本)의 신칸센 차량 기지가 물에 잠겨, 신칸센 고속철도 열차 120량가량이 침수됐다. 침수된 신칸센 열차는 폐차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큰 피해를 봤다. 전국 42만여 가구는 한때 정전으로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한 폐기물 자루가 임시 보관소 인근 하천으로 일부 유실됐다. 다무라시 측은 하천 일대를 수색해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다고 밝혔으나 모두 몇 개가 유실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시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가 2667개 있었다. 폐기물 자루에는 오염 제거 작업에서 수거한 풀이나 나무 등이 들어 있으며 무게는 한 개에 수백㎏∼1.3t에 달한다. 다무라시는 회수한 자루에서는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조선일보

무너진 제방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흙탕물, 주민 구조하는 자위대 헬기 -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13일 일본 중부 나가노(長野)시 시나노(信濃)강이 범람하면서 제방(오른쪽 위)이 붕괴돼 주택들이 물에 잠겨 있다(왼쪽 사진). 이번 태풍으로 강 142곳이 범람하고 24곳의 제방이 붕괴됐다. 이날 자위대 헬기가 나가노시에서 홍수로 고립돼 있던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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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풍으로 간토 지방에는 연간 강수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다. 12~13일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시에는 1300㎜의 비가 쏟아졌다.

NHK는 이번 태풍으로 사망자 30명, 실종자 15명, 부상자 177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기비스는 간토 지방에서 북상해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13일 소멸했다.

이번 태풍으로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일본 사회는 예상보다는 그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1일부터 하기비스가 1958년 태풍 아이다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7월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서(西)일본 수해 당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비난받았던 아베 신조 내각은 이번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12일부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비행기, 지하철, 버스는 '계획 운휴' 방식으로 통행을 완전 통제했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14일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국제 관함식을 취소했다.

일본은 한·일 관계 악화의 여파로 이번 관함식에 한국을 초청하지 않았다.

[포토]2000여t 방사성 폐기물 홍수에 유실…극심한 피해에 '망연자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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