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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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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얼굴 마비, 어눌한 말투? 119 불러 뇌졸중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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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치료 첫발은 속도전

중앙일보

뇌졸중은 암·심혈관 질환과 함께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이다. 지난해 2만3000여 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했으며 사망률은 10만 명당 44.7명 수준이다. 뇌졸중은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뇌가 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동아대병원 신경과 차재관 교수는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병”이라며 “혈관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질 경우 회복할 수 없는 단계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뇌졸중이 무서운 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자칫 사망하거나 반신마비·실어증·시력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서다. 다행히 우리나라 뇌졸중 치료는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OECD가 발간한 보고서(2017)에 따르면 국내 45세 이상 허혈성 뇌졸중 입원 환자의 30일 내 사망률은 3.9%로 평균(8.2%)을 크게 밑돈다.

한 번 죽은 뇌세포 되살릴 수 없어

뇌세포는 단 몇 분간만 혈액 공급이 안 돼도 손상을 입고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되살릴 수 없다. 결국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뇌혈관이 막혔을 땐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을 최소 4시간30분 이내,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제거술은 늦어도 6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이런 치료는 진찰이나 검사를 거쳐야 하므로 병원에는 골든타임보다 더 일찍 도착해야 한다.

문제는 뇌졸중 환자가 병원까지 이송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뇌졸중을 의심하지 못해서다. 뇌졸중의 대표 증상은 ▶얼굴 마비 ▶팔 마비 ▶언어장애 ▶안구편위 네 가지다. 마비는 주로 한쪽에 온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오른쪽 뇌는 왼쪽 몸의 움직임, 왼쪽 뇌는 오른쪽 몸의 움직임을 관장한다”며 “뇌의 특정 부분이 손상되면 주로 한쪽에 마비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얼굴 마비가 온 것은 웃어 보면 알 수 있다. 마비된 얼굴은 찡그려지지 않아 웃을 때 얼굴의 좌우 모양이 다르다. 팔 마비는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마비가 온 팔은 아래로 툭 떨어진다. 언어장애 여부는 발음으로 알 수 있다. 발음이 명확한지, 의미가 잘 통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안구편위가 생긴 사람은 양쪽 눈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이 중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면 뇌졸중으로 의심해 신속히 119로 연락해야 한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는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당황하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그만큼 가족이나 이웃의 관심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뇌졸중 의심 증상을 숙지하고 주변에서 이런 환자를 발견하면 신속히 119로 연락해 적절한 조치를 받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의심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땐 뇌졸중 집중 치료가 가능한 곳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환자를 빨리 병원에 데려가도 혈전용해술·혈전제거술이 불가능하거나 전문 인력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대한뇌졸중학회에서 인증한 ‘뇌졸중센터’가 있는 병원으로 뇌졸중 의심 환자를 이송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뇌졸중센터는 뇌졸중 환자가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에 필요한 시설·인력을 갖췄다. 차 교수는 “병원 선택을 제대로 못 하면 치료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며 “뇌졸중센터는 기본 처치와 적절한 급성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골든타임 4~6시간 … 뇌졸중센터 58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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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학회로부터 뇌졸중센터로 인증받은 병원은 서울 19곳, 경기도 8곳, 인천 4곳, 대전 2곳 등 총 58곳(10월 14일 기준)이다. 119에 연락하면 구급대원이 뇌졸중 집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 준다.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큰 환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평소에 뇌졸중센터 인증을 받은 병원이 어디인지 알아두는 것도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터뷰

나정호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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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호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


“지역 치료센터 기반뇌졸중 안전망 구축”

대한뇌졸중학회는 전국에 뇌졸중센터 58곳을 인증했다. 앞으로 다방면으로 지원해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뇌졸중학회 나정호(인하대병원 신경과·사진) 이사장에게 센터 운영 방향을 들었다.

-뇌졸중센터 인증제를 운영하는 목적은.

“국내 뇌졸중 치료 수준은 톱클래스다. 그러나 안전망 측면에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뇌졸중학회에서 뇌졸중센터 인증제를 운영하는 이유다. 뇌졸중센터를 인증해 지역 기반의 뇌졸중 전문 진료 체계를 마련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뇌졸중센터의 차별점은 뭔가.

“적절한 급성기 치료는 물론 별도의 치료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등 집중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치료 지침을 갖췄다.”

-앞으로 운영 계획은.

“언제 어디서든 환자가 발생해도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뇌졸중센터가 전국에 100개 정도로 늘어나야 한다. 뇌졸중 가운데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는 것만으로 막힌 혈관을 뚫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땐 혈전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 향후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을 따로 지정해 중증 환자가 보다 빠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뇌졸중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데.

“뇌졸중 예방법과 주요 증상에 대한 일반인 대상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뇌졸중 안전망을 구축·실현하는 데는 119구급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의심 환자나 중증 환자 선별 도구를 홍보하고 환자를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협력·교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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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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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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