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베이컨, 볼테르, 제러미 벤담, 프리드리히 니체 등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름들을 한 권으로 소화한 책이 나왔다. 계몽주의와 프랑스혁명을 비롯해 유럽 근현대 지성의 역사를 30년 넘게 탐구해온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신간 ‘지식의 세계사’에서 근현대 지성들을 한데 불러 모은다. 책은 이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근대화에 대한 획일적이고 서구중심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선으로 서구 지성사를 살피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민주의에 대한 서구 사상가들의 한계를 짚은 대목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온정적 공리주의자로 알려진 밀은, 식민기구인 동인도회사에 대해 ‘아직 계몽되지 못한 식민지에 자유를 불어 넣어줄 도구’라고 옹호했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사유가 어떤 역사적 맥락과 한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통찰할 때, 우리는 서구 사상의 일방적 수혜자가 아니라 세계사의 진정한 주연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육 교수가 책을 집필한 이유다.
지식의 세계사
육영수 지음
휴머니스트 발행ㆍ416쪽ㆍ2만1,000원
강윤주 기자 kkang@han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