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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아들방 '에어컨' 고민하다 '창문형' 만들어 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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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중기열전]김상우 파세코 B2C사업부장, 히트상품 개발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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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고생하는 고3 아들방에 에어컨 설치 방법을 찾다가 개발까지 하게 됐네요."

김상우 파세코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사업부장(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올여름 히트가전으로 부상한 창문형 에어컨 개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파세코는 난방기기를 중심으로 성장해 의류관리기, 정수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김치냉장고 등을 자체 브랜드는 물론, 삼성전자, 웅진코웨이, 한샘, 바디프랜드 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판매하는 회사다.

김 부장은 "지난여름 아들 공부방에 에어컨을 설치해주고 싶었는데 여건상 쉽지 않았다"며 "실외기를 설치하려면 공간과 여건이 필요한데 이걸 만족시키지 못하는 곳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침 유일한 파세코 대표는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판매한 이동형 에어컨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상황이었다. 배기구를 통해 열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보니 배기구에서 발생하는 복사열이 실내 기온을 높이는 단점이 있었다. 당시 유 대표는 "이런 제품을 에어컨이라고 판매하는 것은 사기에 가깝다"며 "우리 이름을 걸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김 부장은 몇년전 유튜브에서 한 외국 기업이 펀딩을 위해 만든 콘셉트 영상을 본 기억을 되살렸고, 이를 토대로 냉각기와 에어컨이 일체형인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열이 쉽게 빠져나가고 설치가 쉽도록 창문에 장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구상을 끝내고 김 부장은 유 대표에게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TV홈쇼핑에 론칭한 서큘레이터가 실패로 귀결된 상황이어서 위기감이 돌던 시기였다. 김 부장은 "이 정도면 판을 바꿀 수 있을 듯하다고 대표에게 얘기했던 게 생각난다"며 "유 대표도 이 멘트에 마음을 굳힌 듯 했다"고 회상했다.

15억원을 들여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가정 창문이 미닫이 형태다 보니 벽걸이 에어컨을 세워놓는 모양으로 형태를 제작하기로 했다. 문제는 실외기였다. 에어컨보다 큰 실외기를 에어컨 속으로 집어넣어야 하는 난제가 있었다. 실외기를 분해해보니 생각보다 여유공간이 많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아진 팬의 크기로 배출열이 남아있는 문제는 회전속도를 높여 해결했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찬 바람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더운 바람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기술은 특허로 보호했다.

5월 말 TV홈쇼핑을 통해 론칭한 상품은 시작부터 대박이 터졌다. 밀려드는 주문에 생산라인은 비명을 질렀다. 출시 4개월만에 홈쇼핑 판매가 기준 15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파세코의 지난해 전체 매출(1494억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실적이었다.

김 부장은 "파세코 직원들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국내에서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이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소음 개선 등 보다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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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 에어컨 설치 모습./사진제공=파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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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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