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글을 쓸 때는 주의해야 한다. 글에서 이런 표현이 나오면 맛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글의 문장은 말보다 완전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글에서 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표현이 나온다면 글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어렵다. 글을 쓸 때는 “괜히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처럼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자 메시지에서 줄임말을 많이 쓰거나 받침을 잘 적지 않는 버릇이 든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자 메시지에서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의미 전달만 가능하다면 정확성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해논 것이 없다” “따논 일이나 마찬가지다”처럼 ‘놓은’을 줄여 ‘논’으로 표현하는 것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해논’은 ‘해놓은’, ‘따논’은 ‘따놓은’의 줄임말이다. “재밌는 이야기들을 옮겨놨다”처럼 ‘재밌는’이나 ‘옮겨놨다’도 마찬가지다. 각각 ‘재미있는’과 ‘옮겨놓았다’의 축약어다. 이처럼 글에서 구어체를 마구 쓴다면 말을 그대로 옮긴 것 같아 세련된 맛이 떨어진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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