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4개월째…복면금지법 이후 중고생들이 쏟아져나왔다

수업 거부·침묵 시위 계속…체포자 220명 중 55%인 120명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반정부 시위가 9일로 만 4개월이 됐다. 특히 최근 중고생들의 시위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16세 이하 체포자 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개학과 함께 학교별 수업거부와 침묵시위가 이어지는 등 학내 시위 열기가 달아오른 데다 비슷한 또래나 급우들이 체포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명보는 이날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지난 5일부터 7일 체포된 시위참여자 220명 중 중고생은 120명으로 전체 55%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16세 이하 체포자도 20명에 달했다. 이전 통계와 비교하면 학생 체포자 비중 증가세는 매우 뚜렷하다. 실제 시위 100일째인 지난달 16일까지 체포된 시위참가자 1453명 중 학생 비율은 28%였으며, 16세 이하는 40명으로 3%에 불과했다.

복수의 시위 관계자들은 명보에 최근 한 달여 새 중고생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9월 개학하자마자 학내 시위 열기가 달아오른 데다 비슷한 또래나 급우들이 체포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에는 시위에 참가한 18세 남학생이, 4일에는 14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부상을 입은 것도 학생들의 분노가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홍콩 정부는 청소년 시위자에 대해서도 엄격한 법집행을 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4일 총격을 당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4세 학생을 폭동 혐의로 전격 체포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12살 중학교 1학년 여학생도 체포했다. 교육 당국도 복면금지법 시행 후 첫 등교일부터 학생들의 동태를 매일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학교에 내렸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8일 “복면금지법의 목적은 시위참여자 식별과 법집행 강화 외에도 미성년자들의 불법 시위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고생들의 시위 참여를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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