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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번주도 ‘조국 사퇴’ 장군 외치면 ‘조국 수호’ 멍군…거리정치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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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2차 ‘조국 사퇴’ 집회…"대규모 인원 참석 예상"
한국당 "개인 자격 참석", 우리공화당 "12일 별도 집회"
서초동서 ‘조국 수호’ 집회 예고…"시즌1 마지막 촛불"
"찬반 입장차 커…겨울 넘어서도 집회 계속될 듯"

조국 법무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조국 사퇴’ 집회와 ‘조국 수호’ 집회가 이번주도 이어질 예정이다. 한글날인 오는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예정된 조국 사퇴 집회의 경우 보수 단체의 단일대오가 깨져 지난 3일과 같은 대규모 인파가 모일지 미지수다. 오는 12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열리는 조국 수호 집회는 "이번주 집회로 1차 촛불집회를 마무리한다"는 공지가 나왔다.

◇1주일 노숙 농성하며 "조국 사퇴"…한국당 발 빼고, 우리공화당 선 긋고

조선일보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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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9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사퇴 집회를 진행한다. 경찰에 신고한 집회 인원은 10만명이다. 지난 3일 집회 이후 청와대 앞에서 최대 1000여명이 노숙 농성을 일주일간 이어가며 조 장관 사퇴 요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범국민투쟁본부 측은 "우리의 요구 사항은 조국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이라며 "9일에도 개천절 집회만큼 대규모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서울대 광화문집회 추진위 역시 9일 오후 12시 청계광장에서 ‘조국 반대 집회’를 연다. 집회 신고인원은 200명이다. 이들은 "개천절 집회에서 희망을 봤다"며 "함께해주신 분들이 외친 양심의 목소리가 공허한 한 번의 소음으로 끝나는 것을 바라지 않아, 다시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주최 측 추산 300만명의 인파가 다시 모일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12일 예정했던 광화문광장 집회를 취소하며 집회 인원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로 했지만, 이번 집회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라는 입장이어서 각 지역 당원들이 얼마나 올라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공화당 역시 "오는 12일 광화문광장에서 별도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9일에는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1000명 규모다.

◇‘조국 수호’ 4번째 주말 집회…"시즌1 마지막 촛불"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범시민연대)’도 오는 12일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주말 집회로는 4번째다. 범시민연대 측은 앞선 세 번의 주말 집회 때 3만여명→200만명→3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범시민연대가 이번 주말 집회에 신고한 인원은 10만명으로, 지난주와 동일하다.

이번 주말 집회 이후 추가 주말 집회는 시점을 봐서 다시 진행할 예정이어서, 일종의 마무리 집회 인원이 얼마나 모일지도 관심이다. 범시민연대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대규모 집회를 12일까지 기획했다"며 "시즌1을 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법무부 장관이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검찰의 대응을) 지켜보지도 않고 데모만 하면 명분이 있겠느냐"라며 "재정비하고 한 주 정도 지켜보다가 (검찰이 변화가 없을 경우) 총력전을 다해서 몰아붙이는 게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조국 수호’ 집회를 다시 진행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검찰이 갑자기 조 장관을 소환하거나 기소하면 그 다음주 토요일에 바로 집회를 열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현재 이 대표의 유튜브 채널 공지글에는 1300여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지금 멈춰서는 안 된다" "끝까지 투쟁하자" "윤석열 내려 올 때까지 검찰개혁 촛불집회 끝까지 갔으면 한다" 등 대부분 집회를 이어가자는 주장이었다.

조선일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파노라마 사진.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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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입장차 너무 커…겨울 넘어서도 집회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양 진영 입장차가 너무 커서 집회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조 장관과 가족을 구속하거나 기소한다고 해도 이를 두고 또 입장이 나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매번 수백만의 인파가 모이는 대규모 집회이진 않겠지만, 이미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집회는 겨울 넘어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단기간에 마무리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신 교수는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질수록 ‘정치 실종’의 문제가 부각되고, 그만큼 여권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국 집회가 계속되면 문제를 풀기 위한 일이 아니라 어느 한쪽의 승리를 위한 구도로 가게 된다. 정치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그 책임은 늘 권력을 쥔 쪽에게 있기 때문에 여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검찰은 조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에 대해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장관 사퇴 집회는 이번달 말까지, 지지 집회는 다음달 초까지 집회 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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