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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개량신약의 재발견]③신약에 날개 달아주는 약물전달시스템(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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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부상하며 DDS 시스템 중요성 커져

항암제 파클리탁셀에 계면활성제 기술 적용 '택솔' 29만원

VS 나노입자 기술 적용 '아브락산' 140만원

셀트리온 램시마SC 삼성바이오에피스 브렌시스 펜형 인기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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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개량신약의 주요 아이템으로 뜨는 것은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을 활용한 의약품이다. 생물체를 이용하거나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이 제약시장의 주된 제품이 되고 있어서다. 바이오의약품은 기본적으로 단백질을 이용한 의약품이다. 이 때문에 먹은 고기가 소화되듯 복용과정에서 분해가 많이 일어나 쉽게 유실된다. 또 분자량이 커 순환계로의 흡수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치료하고 싶은 질환 표적 장기로 약을 잘 전달하거나 약효 지속시간과 관계있는 약의 방출을 제어하거나 약의 투여 편의성을 증대하는 DDS가 중요해지고 있다.

DDS가 적용된 개량신약은 원 신약의 가치를 크게 뛰어넘기도 한다. 가령 세포독성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계면활성제 가용화 기술로 녹여 만든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택솔’은 한 바이얼(병)에 29만원이다. 반면 같은 성분에 매우 작은 크기로 약을 쪼개는 나노입자 기술을 적용한 아브라식스의 ‘아브락산’은 140만원에 이른다. 부가가치가 4배 이상 뛴 셈이다. 아브락산이 파클리탁셀의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과 흡수 저하율을 택솔에 비해 크게 개선해 암세포 공격능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2017년 택솔이 800억원 가량 팔린데 반해 아브락산은 1조3000억원치가 나갔다.

국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대표주자 셀트리온의 램시마SC(피하주사형) 경쟁력도 약물전달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복용 편의성만 개선해도 약의 가치가 달라지는 좋은 사례이다. 램시마 자체는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를 복제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램시마SC는 이 램시마를 인슐린 주사처럼 간편하게 빨리 맞을 수 있게 한 약이다. 램시마나 레미케이드는 항암제 투여처럼 병원에 누워 오랜 시간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형이라 환자에게 큰 불편을 줘왔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유럽제품 베네팔리)펜형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비슷하다.

국내 바이오벤처도 DDS를 무기로 내세우는 곳이 적지 않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은 기존 정맥주사용 항체나 단백질 의약품을 사용이 편리한 피하주사용으로 바꿔주는 신물질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ALT-B4)을 갖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아제는 의약품이 사람의 피하조직(피부 표피와 진피 아래의 피하지방이 있는 부분)을 녹여 침투할 수 있게 돕는 분해효소다. 알테오젠의 ALT-B4는 미국 할로자임의 히알루로니다아제를 개량해 열 안정성을 높이고 효능을 높인 신물질이다. 엘테오젠은 올해 안에 세계 10대 제약사 한 곳에 ALT-B4를 기술수출할 예정이다. 특정약을 피하주사형으로 바꿔주는 DDS 기술은 로슈, BMS 등 글로벌 빅파마가 관심을 많이 보이는 기술이다. 자사 블록버스터 신약의 복용 편의성을 높여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어서다. 실제 로슈가 판매하는 블록버스터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경우 허셉틴 피하주사 제형이 2013년 유럽에서 출시되자 2016년 허셉틴 시장의 4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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