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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일제 수탈·산업화 상징 ‘장항제련소’, 철새 찾는 생태관광거점으로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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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정화 작업 마무리 단계

국가정원·미술관 등 세울 계획

중앙일보

장항제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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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인 1936년 제련소가 세워진 이후 50년 넘게 주변 땅이 오염됐다. 제련소 굴뚝에서 나온 중금속이 오염 주범이었다. 이렇게 오염된 땅은 최근 10년간 정화해 복원됐다. 정화한 땅은 생태와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충남 서천군이 추진하는 장항제련소(사진) 주변 브라운 필드(Brown Field) 재생 콘셉트다. 브라운 필드는 산업화로 환경 오염이 심해 개발이 어려운 부지를 말한다.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에서 브라운 필드 재생이 추진돼왔다. 영국은 폐광 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을 만들기도 했다.

서천군은 2007년부터 장항제련소 주변 브라운 필드 복원을 추진해왔다. 서천군이 마련한 재생 사업의 주요 내용은 ▶인공습지 ▶금강~서해 생태연결 통로 조성과 국립생태원 제2생태체험관 설립이 있다. 금속공예 전시관, 근대미술관 등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도 만든다. 여기에 필요한 사업비는 총 2900억원에 달한다. 서천군은 환경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등 정부 각 부처에 사업을 제안하고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장항제련소 주변을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추진 중인 인근 유부도, 국립생태원 등과 연계한 생태관광거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항제련소는 전망산(바위산) 위 높이 110m 의 굴뚝이 상징이다. 장항제련소는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창립돼 원산 흥남 제련소와 함께 동 제련(구리) 생산시설로 활용됐다. 하지만 공해 등의 문제로 1989년 용광로가 폐쇄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제련소의 상징인 굴뚝만이 옛 영화를 간직하고 있다. 50년 넘게 운영한 제련소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왔다. 주변 토양 오염이다. 구리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중금속이 굴뚝을 통해 배출돼 인근에 쌓였다.

2009년 시작한 정화 작업은 거의 마무리단계다. 서천군 관계자는 “브라운 필드 재생 사업이 성공하면 환경복원과 지역개발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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