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영업자 산재보험… 특수고용직 27만명도 혜택

당정, 8일 시행령 입법예고 / ‘나홀로 사장님’ 130만명 적용 / 방문 판매원·가전 설치기사 등 / ‘특고’ 2021년까지 단계적 포함 / 정부·여당, 보험료율 조정 없이 / “기존 적립금으로 차액분 충당”

정수기 점검원, 피아노 방문교사 등 특수형태근로(특고) 종사자들이 산업재해보험 적용 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보험 가입 가능 1인 자영업자의 범위는 현재 음식점 등 12개 업종에서 전체 업종으로 확대돼 130만명이 넘는 ‘나홀로 사장님’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7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특고 및 중소기업 사업주 산재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특고 종사자의 경우 전체 특고를 유형화해 분야별로 적용 직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특고 종사자들이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사회 보호망 밖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행법상 특고 종사자 40여개 직종(166만∼221만명 추정) 중 보험설계사, 건설기계 기사 등 9개 직종(47만명)에 한해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당과 정부는 2021년까지 △방문 판매원 △대여제품 방문 점검원 △방문교사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을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방문판매원은 가정이나 사업체에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상조 상품 등을 파는 판매원으로, ‘다단계 판매원’ 157만명을 제외한 11만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대여 제품 방문 점검원은 3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방문교사는 이미 보험 가입이 가능한 학습지 교사 4만7000명 외에도 피아노, 미술, 컴퓨터 등 기타 방문교사로 분류된 4만3000명도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 가전 설치 기사 가운데 주기사·보조기사 등 2인 1조가 아닌 1인 단독으로 근무하는 소형가전 설치기사 1만6000명도, 물류정책기본법상 위험 물질 등을 운송하는 7만5000명도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사회안전망에 포함될 중소기업 사업주는 노동자를 고용 중인 사업주와 1인 자영업자로 나뉜다. 노동자를 고용 중인 사업주는 사업장 규모가 상시 노동자 50인 미만인 경우에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 그 대상을 상시 노동자 300인 미만으로 확대했다. 1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업종과 상관없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산재보험 확대 적용 시행으로 최대 27만4000명의 특고 종사자, 136만5000명의 중소기업 사업주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여당은 산재보험 범위 확대로 보험료율까지 조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고 종사자의 실제 산재보험 가입 예상치는 8만8000명으로 이들이 한해 부담할 보험료는 약 120억원, 사업주 부담분을 합하면 약 240억원의 보험료가 산재보험에 유입된다. 산재보험금 지급금은 이보다 160억원 더 많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차액분을 기존 산재보험 적립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가 끝난 뒤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등 관련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최대한 산업 현장에 정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시행령은 내일(8일) 입법예고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는 돌봄서비스, 정보기술(IT) 업종 분야의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이 부분은 내년에 제도 개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