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김근식 교수 |
‘조국 저격수’로 불리는 경남대 김근식 교수가 서울 서초동 ‘조국사수’ 집회에 참가한 이들을 ‘386 출신 입진보’이자 ‘좌파 태극기’라며 정치권이 정상적인 국민들의 뜻을 담아내려면 “새로운 중도보수 연대로의 야권 재편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서초동 집회에 참가자들에 대해 “굳이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위선자이자 범법자로 의심받는 조국을 사수한다고 주장하니 소가 웃을 일”이라며 이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검찰개혁'을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김 교수는 먼저 이들을 “386 출신에 입으로만 진보를 외치는 이들”이라 설명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은) 대학 때 운동에 참여했거나 동조했고 이후 우리나라 각 영역에서 이미 기득권 구조에 편입됐지만 말로만 ‘진보’하며 기득권 삶을 정당화해온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입진보’로 일컬었다.
그러면서 “386 일부는 조국반대와 자기반성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고 방어하기 위해 조국사수에 나서는 잘못된 반응을 한다”며 “조국이 무너지면 자신이 살아온 위선의 삶이 송두리째 부인되기 때문에 자기반성이 아닌 자기방어 심리로, ‘나도 조국이다’라는 구호로 사실은 자기도 조국과 같은 위선의 기득권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어 집회 참가자들을 “문 정권의 극성 지지층”이라며 ‘좌파 태극기’로 봤다. 그는 “‘대깨문’이라는 이들은 자신이 뽑고 선택한 문 정권을 지키는 것이 조국을 지켜내는 거라고 믿는다”며 “이들 강성 지지층에겐 조국사수가 문재인사수와 동일시 돼버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조국이 구속되고 심지어 문 대통령과의 연관이 설혹 나온다 해도 이들은 끝까지 믿지 않고 조국수호를 외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이들을 ‘좌파 태극기’로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회 참가자들이 “문 정권에 대한 온건 지지층 가운데 반 한국당 정서가 강한 사람들”이라며 “이분들은 향후 조국이 구속되거나 기소됨으로써 명백한 잘못이 확인되고 보수 야당이 좀 더 희망과 기대를 보여주면 문재인 지지를 철회하고 야권에 정치적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조국사태의 해결방안으로 ‘중도보수층의 야권 재편’을 들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은) 검찰수사가 마무리되고 조국의 결말이 드러남으로써 진보의 위선과 이중성과 몰염치와 선악 이분법에 따른 오만과 독선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되면 상당수가 지지를 철회하고 자괴감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자기방어에만 급급한 입진보 일부 386과 좌파 태극기 세력을 제외하고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국민들의 뜻을 담아낼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와 혁신과 연대의 중도보수 야권의 재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서초동 조국사수 집회 참가하신 분들의 성향과 심리를 제 나름대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추상적 과제가 옳다 하더라도 그 구호가 조국수호랑 등치된다고 믿는 사람은 합리적인 정상의 사고를 하는 국민이라면 한명도 없을 겁니다. 조국반대한다고 검찰개혁반대하는 게 아니고, 검찰개혁 찬성이 꼭 조국사수하는 게 아닐텐데, 굳이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이미 위선자 몰염치꾼이자 범법자로 의심받는 조국을 사수한다고 주장하니 참 소가 웃을 일인데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친정부 데모에 몰려들까요?
1. 첫째 부류는 386 출신 입진보들입니다. 대학 때 운동에 참여했거나 동조했고 이후 우리나라 각 영역에서 이미 기득권구조에 편입되었지만 말로만 진보하며 자신의 기득권의 삶을 정당화해온 사람들입니다. 정치권 386을 위시해 학계, 기업계, 사업가, 문화예술계, 기타 사교육계 에서 일정하게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제 주위에 운동을 같이했던 친구들이기도 합니다. 잠시 운동했고 이후 우리사회 기득권에 편입되었음에도 입으로는 공정과 정의와 평등을 외치는 친구들입니다. 저도 사실 넓게보면 그 기득권에 속합니다.
그런데 386 출신도 이번 조국사태를 보면서 정상적 반응과 비정상적 반응으로 갈렸습니다. 정상이라면 조국의 민낯과 위선이 국민들에게 드러난 것을 계기로, 수십년 무의식적으로 기득권에 안주해온 자신을 겸허히 돌이켜보고 반성하고 조국반대에 동참함으로써 나자신도 앞으로는 입진보를 줄이고 좀더 겸허하고 성찰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게 정상일겁니다.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386 일부는 조국반대와 자기 반성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고 방어하기위해 조국사수에 나서는 잘못된 반응을 하는 겁니다. 조국이 무너지면 자신이 살아온 위선의 삶이 송두리째 부인되기 때문에 자기반성 아닌 자기방어 심리로 '나도 조국이다'라는 구호로 사실은 자기도 조국과 같은 위선의 기득권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을 뿐입니다.
데모 참가자 중에서 수적으로는 이들 386 출신 기득권 친구들이 적습니다만 주로 서초동 집회의 리더격이 됩니다. 제 친구들이고 지인들이어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자신의 삶과 입진보 사이의 자기분열을 계속하려는 건지요?
2. 두번째 부류는 문재인 정권의 극성지지층들입니다. '대깨문'이라는 이들은 자신이 뽑고 선택한 문재인 정권을 지키는 것이 조국을 지켜내는 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문재인과 조국은 한몸이 아니어도 되는데 문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고 조국장관 편을 노골적으로 들면서 이들 강성지지층에겐 조국사수가 문재인사수와 동일시되어버렸습니다.
극성지지층도 조국사태를 보면서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묻지마 조국사수가 아니라 조국과 문재인을 분리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조국과 문재인이 결합되면서 이들에겐 하늘이 두쪽나도 이제 조국을 지켜야 합니다. 서초동 집회에 숫적으로 가장 많고 가장 열성적입니다.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 극렬지지층인 이들은 한마디로 '좌파 태극기부대'의 성격이 강합니다.
박근혜 탄핵당시 극성지지층은 국정농단과 국민여론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끝까지 박근혜를 지키고 탄핵무효를 주장했습니다. 태블릿피시가 가짜고 박근혜는 억울하다는 겁니다. 이들은 지금도 그 주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서초동 핵심층은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맹렬지지층이고 그래서 조국에 관한 뉴스는 가짜뉴스고 기자는 기레기고 야당의 비판은 헛소리고 제 얘기는 변절자의 이야기입니다.
이후 조국이 구속되고 심지어 문대통령과의 연관이 설혹 나온다해도 이들은 끝까지 믿지않고 조국수호를 외칠겁니다. 그런면에서 이들을 저는 '좌파 태극기부대'로 부르고자합니다.
박근혜 탄핵당시 열성지지층에서 정상적인 분들은 국정농단과 탄핵이 결정나자 좌절과 실망과 창피함의 심정이었습니다. 보수라는 자기스스로의 입지가 무너지는 자괴감이었습니다. 비정상적인 소수 열성지지자들이 지금까지 태극기세력으로 남아있는 겁니다.
서초동집회의 열성지지층도 향후 조국구속되고 문재인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으면 정상적인 반응은 좌절과 실망과 창피함과 자괴감일겁니다. 그리고 비정상적 열성지지자들은 끝까지 남아 말그대로 '좌파 태극기부대'가 될거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3. 세번째 부류는 문재인정권에 대한 온건지지층 가운데 반한국당 정서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촛불시위에 참여했고 순수한 마음으로 문재인을 찍었던 중도층과 온건진보 국민들 가운데 반한국당 정서가 크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조국사태로 인해 문정권 지지에서 이탈했고 지난 광화문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온건지지층은 조국사태가 나면서 진보의 민낯과 이중성과 몰염치와 아집과 독선을 보면서도, 한국당과 보수진영이 아직은 더 싫고 미워서 서초동집회에 옵니다. 숫적으로는 극성지지층보다 적고 행동도 온건합니다. 제 생각엔 주로 호남의 문재인지지층들입니다.
조국사태가 불편하긴 한데 그렇다고 지금 조국파면과 문재인심판으로 한국당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다시 보수정권으로 넘어가는 것은 쉽게 용납되지 않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향후 조국이 구속되거나 기소됨으로써 명백한 잘못이 확인되고 보수야당이 좀더 희망과 기대를 보여주면 문재인 지지를 철회하고 야권에 정치적 관심을 보일것입니다.
4. 결국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은 386 출신 기득권중에서 자기반성 대신 자기방어로 대응하는 사람들, 문재인 극성지지층에서 좌파태극기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 문정권 온건지지층에서 반한국당 정서가 더 강한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들도 검찰수사가 마무리되고 조국의 결말이 드러남으로써 진보의 위선과 이중성과 몰염치와 선악이분법에 따른 오만과 독선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되면 상당수가 지지를 철회하고 자괴감에 빠지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궤변과 망언을 서슴치 않았던 일부 정치인과 지식인 및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정치평론가들은 성난 민심의 파도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것입니다. 소수의 좌파 태극기세력은 끝까지 소수화되어 엄연한 현실을 인정못하고 고립될것입니다.
단 중도보수 야권이 이제부터라도 조국사태로 문정권에 등을 돌리게 되는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받아안을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방어에만 급급한 입진보 일부 386과 좌파태극기세력을 제외하고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국민들의 뜻을 담아낼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와 혁신과 연대의 중도보수 야권의 재편이 필수적입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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