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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세종대로 가득 채운 인파 “조국 구속” ['조국 정국'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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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대규모 집회, 靑 인근 폭력시위 / 참가자들 “조 장관 단죄 않으면 / 흙수저 젊은이들은 희망 잃어” / 황교안 “조국, 까도까도 양파” / 홍준표·오세훈 등 보수 총출동 / 대학로선 대학생들 별도 집회 / 민주 “공허한 정치선동만 난무”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참석자들이 3일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범법자 조국을 당장 구속하라.”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당 집회에 당원과 국민 등을 포함해 30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친여’ 성향의 진보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개최한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가자 수라고 발표한 200만명보다 많은 수치다.

◆보수인사 총출동 “문재인정부 규탄”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왕복 10차선인 서울 세종대로를 가득 채우면서 광장 자체가 집회 구호를 외치는 듯했다. 오후 한국당 주최 집회와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6개 집회 참가자들이 합류하면서 규모는 더욱 커졌다. 기자가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2시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순신동상까지 이동하는 데 50분이 소요됐다. 평소 때라면 2분 만에 왕복했을 거리다. 경찰은 광화문 남쪽광장부터 서울역 4번 출구 앞까지 세종대로 2.1km 구간 도로의 차량 운행을 전면 중단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90개 중대 54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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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는 황교안. 연합뉴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연단에 올라 “까도까도 양파가 (법무부) 장관 자격이 있나.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며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번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보셨느냐. 그들이 200만이면 우린 오늘 2000만이 왔겠다”고 꼬집었다. 30여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19일째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의원도 참가해 “문재인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투쟁본부 집회에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홍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며 자체적으로 작성한 ‘국민탄핵 결정문’을 발표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재오 전 의원 등도 총출동해 연단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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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문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투쟁' 광화문 집회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열리고 있다. 남정탁 기자


◆野 “국민분노 광화문 채워” VS 與 “가짜뉴스 난무 내란 선동”

집회가 열린 광화문 인근에는 이날 지방 참석자들이 대절한 수많은 관광버스가 줄지어 섰다. 고령의 보수 성향의 정당원이나 시민뿐만 아니라 젊은 청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서모(23·여)씨는 “많은 대학생들은 한 계단 한 계단 편법 없이 착실하게 걸어왔는데 조 장관의 자녀들은 인턴 증명서를 위조해 한꺼번에 꼭대기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나왔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정모(36·여)씨도 “조 장관을 단죄하지 않으면 흙수저 젊은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실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모여 서울 광화문에 국민의 길을 열었다”고 촌평했다.

서울 대학로에서도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의 대학생이 집회를 갖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집회를 주최한 전국대학생연합촛불집회는 성명서를 통해 “위선이 판치는 사회가 아닌 공명정대하고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는 선한 사회를 원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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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경찰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뉴시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청와대 인근까지 몰려가 경찰에 각목을 휘두르는 등 폭력시위를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돼 연행된 사람은 46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이 전국적 총동원령을 내려 만든 집회”라며 격하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광화문광장에서 온갖 가짜뉴스와 공허한 정치선동만이 난무했다”며 “묵과할 수 없는 내란선동”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태풍 ‘미탁’ 대책회의를 열고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제1야당은 정쟁을 위해 동원집회를 하고 있다”며 “지금 야당이 할 일은 동원집회가 아니라 태풍피해 대책 마련과 이재민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장혜진·김청윤·곽은산·김승환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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