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지켜진 게 없다. 조국을 임명한 것부터 그렇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이 대규모 집회에 나선 3일 광화문 일대에서는 몰려든 인파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 광화문역사는 밀려드는 인파에 혼돈 그자체였다.
5호선 열차에서는 오전부터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속속 쏟아져 내렸다.
낮 12시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이미 광화문 광장에 사람이 가득해 역사를 벗어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지상으로 연결된 대부분 출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늘어져 있는 사이 열차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돼 혼잡이 가중됐다.
역을 빠져나가는 데만 30분이 넘게 소요됐지만, 지상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정부서울청사부터 남대문까지 양방향 차로가 전면 통제됐고, 집회 참가자들은 북측 광장부터 서울시청방면까지 빽빽이 늘어섰다. 구름인파에 이동은커녕 통신마저 여의치 않는 상황이 연출됐다.
유순옥(61)씨는 뉴시스에 "대전에서 문재인 정권의 심판을 위해 버스를 타고 아침에 올라왔다"며 "조 장관은 자녀 입시에 대해 거짓말만 하고 있고, 아내가 그랬다지만 부부는 일심동체라 그건 변명이 안 된다. 거짓말하는 법무부 장관을 심판하고, 문 대통령도 조 장관을 뽑은 책임이 있어 같이 심판해야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이청재(60)씨는 뉴시스에 "이 정권을 심판하러 왔다. 문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지켜진 게 없다. 조국을 임명한 것부터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인 허형석(60)씨는 뉴시스에 "조국 장관과 문 대통령 사이에 알 수 없는 커넥션이 있다. 진작 사퇴했어야할 사람인데 대통령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둘 다 물러나는 것이 답이다"며 "자유한국당이 시위에 나서 든든하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보수 진영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 가짜뉴스를 동원해 정치선동을 일삼았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 등 거친 주장과 표현이 나온 데 대해 '내란선동이자 쿠데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광화문 광장에서는 온갖 가짜뉴스와 공허한 정치선동만이 난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는 것',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묵과할 수 없는 내란 선동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범보수 집회로 향후 '보혁 갈등' 구도가 더 극명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론에 미칠 영향에도 내심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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