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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등을 주장하며 서울 광화문 등 집회에 모였던 참가자들이 저녁 늦게까지 청와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을 빚어 모두 46명이 연행됐다.
서울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이날 오후 4시20분께 청와대 사랑채 쪽에 도착한 집회 참가자들은 또 다시 저녁 7시까지 집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무대에 올라 문재인 대통령 규탄 발언을 했다. 저녁 7시 집회가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은 청와대 쪽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플라스틱 차단벽을 밀어 무너뜨리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연행됐다.
앞선 낮 3시20분께에도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하던 보수단체 회원 등 35명이 경찰에게 각목 등을 휘둘러 체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연행자는 모두 46명에 이르렀다. 주최 쪽은 저녁 7시50분께 집회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이대로 철수해서는 안 된다”며 철야 집회를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 인도에서도 조국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대학생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고려대·연세대·부산대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이 꾸린 ‘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 집행부’ 주최로 오후 6시께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700여명이 참여해 경찰은 1개 차선을 추가로 열었다. 집회신고 당시 주최 쪽은 예상 참가 인원을 200명으로 적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다른 손에는 “조로남불 그만하고 자진해서 사퇴하라”, “흙수저는 학사경고 금수저는 격려장학”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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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히며 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금수저 전형으로 의사, 변호사 만들어주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나왔다”며 “흙수저로 빽도 없고 돈도 없는 우리는 알바 매일 뛰고 공부도 엉덩이에 땀띠 나게 하는데, 학사경고 피하고 장학금 받으려고 하는데, 기득권 앞에서는 개천에서 물장구나 치는 붕어, 가재”라고 말했다. 이어 단국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힌 발언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단순히 그 사람이 적합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도덕, 공정, 양심이라는 가치가 더는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며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날 우리 국민은 편법을 쓰더라도 높은 자리에만 올라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끔찍한 결과주의를 봤다“고 말했다. 이상현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국가 대사를 맡는 사람이 윤리적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분명 있다”며 “부인의 공문서 위조를 가리기 위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하고 자택을 수사하는 검사에게 전화할 정도 수준이라면 장관은커녕 한 시민으로서도 한참 미달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처음 참여했다는 박아무개(20)씨는 “대학생으로서 장학금 받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데, 조국 딸이 받아간 장학금 때문에 사정이 어려운 다른 학생이 못 받았을 수도 있다”며 “그들이 더 힘든 상황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대학에 들어오려고 3년간 열심히 공부만 했는데 누구는 그렇게 쉽게 얻었다는 게 화가 난다”며 “저도 외고를 다녔는데, 소논문 쓰는 친구들은 봤지만 조국 딸 같은 정도 사례는 못 봤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집회에 처음 참여했다는 송아무개(20)씨는 “저는 금수저가 아니니까 수시에서 혜택받을 게 없다”며 “혜택을 받아 입학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혜미 김윤주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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