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조국 사퇴”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황교안 “文, 조국 지키려 국정 파탄” / 한국당 “300만 이상 참석” 주장 / 진보, 5일 또 ‘檢개혁’ 촛불집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시민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보수단체 등은 3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숭례문 등 일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연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주말에도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대한민국이 ‘조 장관 사퇴’와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갈려 ‘광장 정치’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 본연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편승 조장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국민 의사의 정당한 표출이지만 대의민주주의의 후퇴라며 정치의 회복을 주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주최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키느라 국정을 파탄내고 있다”며 “자기들 비리를 덮으려고 하는 건 검찰개혁이 아닌 ‘가짜 개혁’”이라고 문 대통령 등을 겨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라’고 해놓고 정작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 장관에) 칼을 겨누자 검찰개혁을 운운하며 윤 총장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조국 법무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집회에는 보수 정당 당원이나 보수 시민단체 회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장관 자녀의 특혜 의혹에 분노한 많은 젊은 층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면서도 침묵해온 이들의 민심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당 측은 이날 집회에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모두 30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주말 검찰개혁 촛불집회 주최 측이 밝힌 200만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오는 5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또다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겠다고 예고해 보수와 진보 간 세대결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잇단 세대결적 집회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지난 주말 서초동의 이른바 ‘관제집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엄청났다”며 “문 정부의 오만하고 권위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마음이 좌우를 떠나 광화문에 집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원내에서 해결해야 할 걸 자신들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길거리로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한국당의 광장정치를 “미숙한 정치”라고 혹평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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