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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국정감사]증인 채택 놓고 곳곳 파행…‘조국 국감’에 사라진 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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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없는 방탄 국감’ 반발한 한국당, 문체위선 보이콧 선언

여야, 교육부에 “조국 자녀 입시 감사” “나경원 자녀도” 요구

한국당 “선거 땐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과기부는 선 그어

경향신문

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 불발에 항의하며 퇴장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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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일 시작부터 ‘조국 블랙홀’에 빠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 채택을 두고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하는가 하면, 질의 내용도 조 장관 관련 문제에 집중됐다. 야당 의원조차 ‘국정감사에서 민생은 사라지고 조국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 ‘조국 증인’ 채택 두고 파행

여야는 국정감사를 시작도 하기 전부터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정무위원회는 증인 채택 수가 0명인 채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여야는 공방 끝에 결국 이날 오후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관련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 등 증인·참고인 16명 출석 요구건을 의결했다.

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리를 떴다. 한국당은 조 장관 자녀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의혹을 받는 한인섭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의 부인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국감장에 놓인 노트북에 ‘증인 없는 방탄 국감, 민주당은 각성하라’고 적힌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는 한국당이 ‘조세 포탈’ 의혹을 추궁하겠다며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증인으로 요청하면서 민주당이 ‘기재위와 상관없는 증인’이라고 반발했다.

■ ‘조국 국감’ vs ‘나경원 국감’

상임위 곳곳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의혹에 대한 공세를 벌였다. 교육부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각각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와 조 장관 자녀의 특혜 입시 의혹 관련 감사를 요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정유라 입시 비리 의혹 당시 교육부는 학교를 특별감사해 관련자 등을 고발했는데, 현 교육부는 조국 입시 부정 감싸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 ‘엄마찬스’를 통해 (나 원내대표의) 자녀가 최고의 국립대학 교수 2명 등의 도움을 받아 해외진학 스펙을 쌓았다”고 맞섰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감사 요구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저희가 할 수 있는 감사보다 더 강력한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조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준 노환중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 자녀의 복지부 장관상 수상 문제가 나란히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조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준 노환중 교수와 대통령 주치의인 강대환 부산대 의대 교수 간 연결고리가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2001년 황 대표 아들과 딸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헌혈로 장관상을 받은 분은 거의 없다”고 맞섰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조 장관 가족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2017년부터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투자를 받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익성에 대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익성이 설립 후 20년간 받아간 R&D 예산이 16억원인데 조국 민정수석 취임 후 1년 동안 35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절차에 따라 경쟁을 거쳐 선정했다”며 지원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최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서 ‘문재인 탄핵’이라는 키워드가 1분 만에 ‘문재인 지지’로 바뀌는 일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은 “선거 기간만이라도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실시간 검색어는 의사 표현의 한 방법”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를 돌보는 국감으로 일관하겠다”면서 ‘조국대전’ 확대를 경계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무능·위선·탐욕의 신독재 정권을 고발하고, 공정을 구현는 국감이 될 것”이라고 별렀다. 하지만 여야의 ‘조국 전쟁’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야당에서도 “민생 현안이 많은데 정국이 조국 블랙홀에 빠졌다(한국당 김성원 의원)”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김윤나영·이정호·남지원·송진식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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