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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전시’ 예술제에 보조금 지원 끊겠다는 日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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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한 일본 최대 규모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愛知)트리엔날레’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26일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일본 문화청은 아이치트리엔날레에 보조금 약 7800만엔(약 8억6900만원)을 교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이치트레엔날레의 기획전시 ‘표현의 부자유전(不自有展)·그후’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됐다.

조선일보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 중 하나인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가 개막한 지난 8월 1일, 행사장인 나고야시 아이치현미술관 8층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최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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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청은 보조금 교부 심사에 필요한 정보가 신고되지 않아 절차상에 문제가 생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주최 측은 전시를 둘러싸고 예상되는 ‘운영을 위협하는 사태’를 사전에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고 교도는 전했다. 문화청 관계자는 "전시 내용의 시비(是非)가 교부하지 않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문화청 관계자의 주장과 달리 소녀상 전시가 교부금 지원 중단 방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화청이 문제 삼은 ‘운영을 위협하는 사태’는 소녀상 전시에 반대하는 세력이 아이치현청에 협박 팩스나 메일 등을 보내 위협한 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8월 홋타 슈지(堀田修司·59)라는한 회사원은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관을 방해할 것이라는 내용의 팩스를 아이치예술문화센터에 보냈다. 이 팩스로 인해 트리엔날레 전시 일부가 중단되는 일도 일어났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달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이치트리엔날레는 국가가 주최하지는 않지만 문화청의 보조(보조금 교부) 사업으로 채택돼 있다. 보조금 교부와 관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발언이 논란이 될 것을 예상했는지 같은 달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문화청이 심사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라고만 했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아직 문화청에서 아무 연락이 없다"며 만약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하면 제3 기관에 판단을 요구하는 등 정부 결정이 올바른지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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