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트리엔날레 검증위’ 중간보고서 논란…“위기관리상 정당”
‘전시방식 바꿔라’ 조건 제시…기획전 측 “사실상 검열” 반발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증위는 이날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중지 결정에 대해 “위기관리상 정당한 이유에 토대를 둔 것”이며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의 중간보고를 냈다. NHK는 검증위가 전시 중단 결정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증위는 소녀상이나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의 초상이 불타는 모습이 담긴 영상작품 등 항의가 집중된 전시물에 대해 “작가의 제작 의도 등에 비춰보면 전시하는 것 자체에 문제는 없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제작 배경이나 내용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면서 “정치성을 인정한 가운데 치우치지 않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검증위는 “조건을 갖추는 대로 신속하게 재개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개 조건은 ‘전화에 의한 협박 등 리스크 회피책을 충분히 강구’ ‘전시 방법이나 해설 프로그램의 개선·추가’ ‘사진 촬영과 SNS에 의한 확산 방지 규칙 철저’ 등이다. 소녀상에 대해선 사전에 배경 설명을 한 뒤 가이드 투어 방식에 의한 감상 등을 제안했다. 전시회 중단 결정이 ‘실질적인 검열’이라는 외국 작가들의 비판을 두고는 “의사소통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愛知)현 지사는 “중간보고에 있는 것처럼 조건을 갖춘 다음에 재개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증위가 전시회 중단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이 아니고, 전시 재개를 위해선 전시 방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한 것에 대해 기획전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오카모토 유카(岡本有佳) 실행위원은 통화에서 “전시 방법의 개선 등 조건을 붙인 것은 사전 검열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개입”이라며 “검열을 전제로 한 전시 재개 협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획전 측은 26일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