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강 권고에도… 류석춘 “위안부=매춘” 논란 속 첫 강의

류석춘, “언론은 사회의 암… 교양 강의 계속할 것”

시민 항의로 강의시간에 늦는 해프닝도

학생들, “당장 수업 중단하고 대체 강사 구해야”

류석춘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류 교수는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을 해 파면 요구를 받고 있는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가 교양수업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4시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이라는 교양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강의가 끝난 후 류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교양 강의는 계속할 예정”이라며 “언론이 사회의 암”이라고 말했다. 또 “매춘 발언 입장에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수업은 학교 측의 휴강 권고에도 불구하고 류 교수의 의지로 강행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여러 학교 관계자가 수업에 대한 걱정을 류 교수님께 전달했다”며 “그러나 교수님께서 휴강을 거부해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 전 연세대 총무처는 취재진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고려해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강의 시작 전부터 강의가 끝날 때까지 연세대학교 소속 경비원 1명이 강의실 입구를 지켰다.

이날 강의는 청강이 금지됐다. 강의실에 도착한 사회학과 행정직원은 학생들에게 “학생증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직원은 강의실 앞 경비원에게 “수업 끝날 때까지 꼭 있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류 교수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이날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수강생 정원이 40명 정도인데 대부분 출석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날 강의에 10여분 늦게 도착했다. 수업 전 류 교수의 연구실에 찾아가 항의한 시민단체 회원 백모 씨 때문이다. 백 씨는 “매국노를 간첩으로 신고하겠다”며 류 교수의 멱살을 잡고 팔을 붙잡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왼쪽)의 서울 서대문구 학교 연구실에 24일 한 시민단체 회원이 항의 방문해 류 교수의 팔을 붙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업 시작 시간이 조금 지난 4시 10분경 류 교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강의실에 도착했다. 류 교수는 “휴강 권고를 거부한 이유가 뭐냐”,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 할 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채 강의실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류 교수의 수업 지속에 대해 교수의 폭력을 방관하는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예진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류 교수의 이러한 뻔뻔한 모습이 교수 사회에서 하나의 사례로 자리잡아 계속해서 새로운 ‘류석춘’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피해자인 학생과 가해자인 류 교수와의 공간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기에 연세대학교는 당장 수업을 중단하고 대체 강사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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