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위안부 발언·성희롱’ 류석춘 수업 배제·진상조사

윤리위 “조사 후 엄중히 대처”

류 “발언 왜곡” 매춘 입장 고수

시민단체, 3개 혐의 검찰 고발

연세대가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사진)의 강의를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연세대는 23일 낸 입장문에서 “지난 19일 류석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윤리위의 조사 시작과 함께 류석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를 중단했다”며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반발하자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했다.

연세대생 항의 메모 23일 서울 신촌 연세대 류석춘 교수 연구실 앞에 학생들의 항의 메시지가 가득 붙어 있다. 류 교수는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류 교수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 발언을 두고 “매춘이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강의실에서의 발언을 맥락 없이 이렇게 비틀면 ‘명예훼손’ 문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류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일제강점기를 보는 눈은 이영훈 교수와 같이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 언론에서 마음에 안 들게 쓸 수는 있다”며 “하지만 ‘매춘을 해보라’는 식으로 발언을 왜곡하는 기사는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반일종족주의>에서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위원회는 이날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연세대 사회과학대 중앙운영위는 류 교수를 규탄하는 입장문에 대한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학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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