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中 전략가 “홍콩 시위는 ‘非군사 전쟁’…홍콩모델로 해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한전』 저자 “홍콩시위, 우크라·이집트와 유사”

홍콩 위안화 허브 위상 무력화 겨냥…문제 해결 자신

중앙일보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15일 홍콩 정부 청사를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민주주의의 날이던 15일 홍콩 시위대와 경찰은 또다시 화염병과 물대포 공방을 벌였다. 이날 중국의 전직 공군 대령이 “홍콩 가두시위는 ‘초한전’(超限戰·군사 영역을 넘어선 전쟁)의 특징을 갖췄다”며 “폭력으로 사회 불안을 유도해 홍콩의 세계 금융 센터의 위상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인터뷰 기사가 실려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홍콩 시위를 체제 전복을 노린 “색깔 혁명”으로 규정한 중국 당국의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이어서다. 왕샹수이(王湘穗) 베이징 항공항천대 교수는 홍콩 명보와 이날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가 우크라이나, 이집트의 정권 전복 운동과 관련돼 있다”며 “최종 결과는 우크라이나와 다르게 ‘홍콩 모델’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해결을 낙관했다. 단 ‘홍콩 모델’의 구체적 방식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 8월 29일 논평에서 “미국이 폭력적인 시위대의 배후에서 색깔 혁명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양광(楊光)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색깔 혁명이란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앙일보

왕샹수이 베이징 항공항천대 교수 [중앙포토]


왕 교수는 15년 전 챠오량(喬良) 공군 소장과 함께 『초한전』을 공동 저술한 중국의 비중 있는 전략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초한전』은 특정 목적을 겨냥해 비(非)군사 수단을 이용하는 전쟁을 일컫는다. 초한전의 전법은 외교·인터넷·정보·심리·기술·밀수 등 군사 영역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금융·무역·자원·원조·법규·제재·미디어·이데올로기 영역으로 확장된다. 왕샹수이 교수는 “이번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서 포위, 공항 마비, 인터넷 동원 등이 초한전의 특징에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초한전』은 출판 후 미군 사관학교 교재로도 채택돼 미국에서도 잘 알려진 전략서다.

왕 교수는 “홍콩에서 폭발한 가두시위는 홍콩의 세계 금융 센터와 최대 인민폐 허브 지위를 노렸다”며 “시위는 겉보기에는 군사적이지 않지만, 홍콩과 전체 중국의 발전에 영향을 끼쳐 새로운 궤양을 만들고 이 궤양이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불안은 자본을 더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흘러나가게 하고 경제 구조가 단일한 홍콩은 자본이 빠져나가면 보통 도시로 전락하고 이는 시위대조차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유 정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홍콩을 후보지 3곳 중 한 곳으로 고려했으나 현재는 배제됐다”며 실례를 들었다. 또 싱가포르의 미국 상공회의소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약 1/4의 홍콩 주재 기업이 현재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왕 교수는 홍콩 시위를 우크라이나, 이집트의 색깔 혁명과 관련을 주장했다. 그는 “선전 자료가 우크라이나, 이집트와 같으며 배후조직의 집단 훈련과 관련이 있고 같은 교재가 3곳에서 이용됐다”고 말했다. 특히 자금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미군은 헬기로 폭력 시위대에 달러를 살포했지만, 홍콩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은행계좌 이체나 직접 전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홍콩은 우크라이나, 이집트와 지정학적 위상이 달라 결과도 다를 것이라며 시위대의 패배를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특전부대와 저격수가 참가했지만, 홍콩은 우크라이나 방식이 불가능하다”며 “반드시 ‘홍콩 모델’로 현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보는 93일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혁명 당시 군인과 경찰, 시위대 123명이 사망했고, 시위대 사이에서 경찰을 사살해 양측의 원한을 격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