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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참기름과 와인은 잘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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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대표 음식은 나물

참기름 맛이 중요

최근 특별한 ‘기름 파티’ 연 곳 있어

한식·한국 와인과 어울리는 참기름 잔치

미리 차린 한가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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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밥상은 푸짐하다. 여러 종류의 전과 구이 등이 올라간다. 그중에서 최고는 나물이다. 나물은 우리 민족만 즐기는 독특한 식문화다. 들과 산에서 나는 것을 채집해 조물조물 무쳐 먹는 나물 요리를 외국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나물 요리의 승패는 양념에 있다. 신선한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써야 제맛이 난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식주점 ‘제육원소’에서 재밌는 ‘기름 파티’가 열렸다. 독특한 참기름과 들기름을 사용해 조리한 6가지 음식이 나왔다. 시식회를 연 이는 제육원소의 동업자 백문영(31)·김동영(36)·최희석(30)씨. 제육원소는 지난 5월 한식진흥원이 주관하는 ‘청년한식당’에 선정됐다. 우리 식재료를 발굴해 메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백씨는 “한식에서 장과 기름은 기본”이라며 “특별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식재료를 발굴하고 싶었다”고 한다. 간절한 염원은 하늘에 닿는 법이다.

그는 우연히 동네를 걷다가 프리미엄 기름 생산 업체 ‘쿠엔즈버킷’을 발견했다. 2012년에 창업한 쿠엔즈버킷’은 참기름 제조만으로 수십억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서울 도심 광희동에 들어서서 ‘도심 속 방앗간’이라는 별명이 붙은 쿠엔즈버킷은 참기름을 압착하는 과정을 형상화한 건물로 유명하다. 일반 참기름에 견줘 가격은 18% 비싸다. <미쉐린가이드>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 밍글스, 권숙수와 신라호텔 등이 쿠엔즈버킷의 제품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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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건물이 너무 특이해서 들어갔는데, 특별한 참기름을 생산해 호기심이 당겼다.” 백씨는 참깨를 볶은 다음 저온 압착해 뽑은 기름의 맛이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로 박정용 대표에게 연락해 컬래버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 ‘들기름을 섞은 연두부 소스로 무친 쑥갓· 참나물·건가지’와 ‘들기름과 라임 소스에 버무린 오징어회’, ‘생참기름을 넣어 반죽한 단호박·가지·새우 소를 넣은 연근·관자 튀김’, ‘볶은 참기름과 된장을 곁들인 돼지 안심구이’ 등이 나왔다. 이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시식회에 참여한 10여명은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주먹밥과 기름 6종을 맛봤다. 볶지 않은 것, 볶고 저온 압착한 것 등 생산 방식을 달리한 기름이었다. 참가자들은 밥 위에 기름을 뿌려 먹었다. 밥 위에 올라간 기름이 흥건하게 하얀 밥을 감쌌다. 고소한 풍미가 꼬들꼬들한 밥에 퍼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기도농업기술원 이대형 연구사는 “볶아 저온 압착한 참기름은 진하지 않지만, 풍미가 가득하고 독특해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나물과 특히 잘 어울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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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회의 백미는 한국 와인이었다. 달곰한 한국 와인이 곁들여졌다. 청도 감 와인, 영동 스파클링, 서산 오미자 와인 등은 참기름을 입은 한식과 잘 어울렸다.

미리 차린 한가위 밥상이 따로 없었다. 백씨는 “기름 본연의 맛을 느껴보자고 연 시식회인데 오신 분들 평이 다 좋다. 앞으로도 우리 식재료 발견에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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